아이들에게 '진짜 놀이'의 의미는?
동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김동광씨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지원사업으로 '아동 놀권리 보장 프로젝트'을 참신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는 수산리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본 프로젝트에서 어른들의 시각에서 만들어준 현장탐방이나 여행이 아닌, 참여 아이들이 스스로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 토론을 통해 여행계획을 짜고 주도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놀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진짜 놀이'란 '우리가 게임을 할 때처럼 어떤 제한도 없고, 자유롭고, 스스로 참여하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니 무릎을 칠만하다. 그들이 정한 '진짜 놀이'를 위한 여행계획은 조만간 1박2일으로 도내 여행을 떠나고, 하반기에는 도외 여행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동광씨는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나아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사회복지를 비롯해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답을 정해두고 수혜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권 안에서 실현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으로 찾는 행정서비스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광씨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취미를 직업으로 바꾸고 싶은 유혹도 많이 느끼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사진 동호회 활동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 그가 제주에 내려온 이유가 신혼의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인데, '나홀로' 취미 때문에 곧 태어날 아이와 아내를 주말마다 혼자 두는 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김 씨 부부는 사회복지현장에서 만났다. 그들은 복지현장에서 중요시 여겼던 가치가 '지역'과 '사람', '풀뿌리복지'와 '복지공동체'조성을 위한 복지정책과 방향을 강조해 왔다. 그래서인지 동광씨에게서 '어떤 처지에 있는 사람, 그 누구나 사람답게 살고 주체로서 당당히 바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따뜻한 시선과 현장의 노력이 베어난다.
복지관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100세 어르신 생일상 차려주기 사업'을 진행하면서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사진작가로서 특별한 선물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100세 어르신들의 오랜 삶의 흔적들, 평소에 다니시던 길, 때 묻은 결혼반지, 애장품, 집터 등을 카메라에 담아 사진첩으로 만들어 드리고자 한다.
모든 콘텐츠는 어떤 메시지를 어떤 시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지 제작자의 생각이 담기는 것이다. 김동광씨는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주변 일상의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시간들을 갖는다. 사진이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할 만큼 그는 원하는 장면을 캐치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가 발품 팔아 얻은 정보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일출사진을 찍을 때 종달리 지미봉에 올라간다면, 우도와 성산 일출봉 사이에 떠오르는 일출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광치기 해변은 일출시간과 간조시간을 잘 맞춰가면, 물이 적당히 빠졌을 때 이끼 낀 바위들이 빛에 반사되어 색다른 일출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비자림은 오후 4시쯤 가면 사람들이 모두 빠지고 해가 떨어질 때 숲 사이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만날 수 있다. 사려니숲 길은 비가 오는 날이면 안개 속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름다운 사진을 얻기 위해서 아름다운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의 일상에서 존재하고 있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 newgo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