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線)을 넘지 않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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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線)을 넘지 않는 지혜
  • 이권준 서귀포시 종합민원실
  • 승인 2021.10.07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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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종합민원실 이권준

어느 날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가 왔다.

“새로 이사 온 옆집과 토지 경계 때문에 다툼이 생겼는데 어쩌면 좋겠니?”

내용인 즉, 그동안 옆집과 합의 하에 서로의 토지 일부를 지적경계와 다르게 사용하며 지내왔는데, 바뀐 새주인이 이를 문제 삼더라는 것이다. 평생을 이웃과 별탈 없이 지내시던 부모님께서 적잖이 당황하신 모양이다.

이렇듯 아직도 시골에서는 이웃 간의 토지 사용에 있어서 경계가 흐릿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실제 지적경계와 다른 현실경계가 설정되곤 하는데, 이는 토지 소유자가 바뀔 시 큰 분쟁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 갈등이 커질 경우 지적측량비용 및 분쟁과 소송, 재산권의 제한 등 많은 감정소모와 경제적인 손실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토지 경계 다툼을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지적재조사사업’이다.

이 사업은 2012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국책사업으로 현실경계와 다른 지적경계를 조정하고, 지적측량성과가 일치하지 않은 지적불부합지를 해소하여 토지 경계 분쟁을 감소시키는 한편 토지 소유자는 지적측량비와 등기정리비용이 들지 않는다.

경계를 설정할 때는 최대한 현실경계를 반영하고, 현실경계에 대한 다툼이 있는 경우 측량기록을 조사한 경계 또는 지방관습에 의한 경계를 반영한다.

경계조정에 따라 면적 증감이 발생하면 감정평가를 통해서 증감 면적 만큼 조정금을 납부하거나 수령하게 된다.

지적재조사사업은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토지의 이용가치를 상승시켜 지역경제발전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초가 될 것이다.

이번 여름 현장 출장이 꽤 잦았다. 마스크 안에 고인 땀만큼 보람도 있었다.

마을 주민들과 좀 더 가까워지면서 여러 사연을 접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장을 다니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그래, 어디서든 선이 중요하구나. 땅에서나, 일에서나, 인생에서나.’ 선을 넘지 않고 슬기롭게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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