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철학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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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철학에 길을 묻다.
  • 최세훈 예래동 주민센터
  • 승인 2021.10.18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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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예래동 주민센터 최세훈
서귀포시 예래동 주민센터 최세훈

“너 자신을 알라.” 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다 아는 얘기죠.

네. 맞습니다.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는 아주 옛날 사람(무려 기원전입니다.)이지만 지금도 아주 유명하죠.

소크라테스를 살짝 파보니 이 사람 참 반듯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바른말 하기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소크라테스도 당시 권력자에게 밉보이고 맙니다.

결국 옥살이를 하게 되죠.

당시에도 유명인, 그것도 철학가이자 사상가였던 소크라테스는 도처에 적도 많았을 겁니다. 배심원들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죠. 가족과 제자, 친구들은 꽤나 슬퍼했을 겁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것에 많은 사람들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꼭 옳은 건 아니니까요.

그는 시간을 돌릴 수 있더라도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혹은 본인의 안위를 위한 궤변을 늘어놓진 않겠다며 독배를 마시고 죽죠.

논리가 아니라면 차라리 죽음을 감수했던 겁니다.

소크라테스는 어느날인가 메논이라는 잘 나가는 귀족과 설전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메논은 부는 곧 덕이라 여기던 흔한 사람입니다.

요즘의 한국 사람 대부분의 생각과 비슷하죠.

소크라테스는 ‘부’에 단서를 답니다. 부당한, 부정직한. 그러자 메논은 곧 당황하여 정당하지 않은 부는 덕이 아니고 오히려 악한 것이라 실토해 버립니다.

소크라테스는 부당하고 부정직한 부는 갖지 않음으로써 미덕이 될 수 있음을 역으로 논증해 내죠. 지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평소 청렴과 부당이득이 반의어처럼 느껴졌다면 빙고입니다. 부당이득은 꽤나 달달하고 먹기 쉬워 보여요.

그냥 눈 딱 감고 받아 챙기거나 안 볼 때 잽싸게 슈킹하면 그만이죠. 남들은 다 탈없이 잘만 먹는데 나만 안 먹으면 왠지 혼자만 손해보는 거 같고 바보 같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옳다고 믿는 사상을 지키려고 기꺼이 목숨을 버린 사람도 있는데 이건 좀 많이 부끄럽습니다. 굳이 우리가 옳게 살기 위해 목숨 바쳐 부당한 것들에 투쟁할 필요까지도 없습니다.

테스형 말대로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면 안 하면 됩니다.

나설 필요도, 적극적일 필요도 없죠.

부당하고 부정한 이득을 취하지 않음으로 소극적인 미덕을 스스로 이루는 것, 소크라테스는 분명 그 얘기도 해주고 싶어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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