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돔 '어획의 역사'… 제주인 음식의 역사
상태바
자리돔 '어획의 역사'… 제주인 음식의 역사
  • 제주관광신문
  • 승인 2019.06.21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인의 음식문화는 단출하다. 풍부한 물산 때문일까. 풍부한 자리돔을 식재료한 음식이 발달한 것은 사회 문화적 현상이라고 본다.

제주 연안 바다 속 자리돔 서식 모습.

자리를 이용한 회, 물회, 구이, 젓갈 등이 형태로 이어져 왔다. 인간의 식문화는 자연스럽게 식물상과 동물상(수생 포함)에 의존한 게 역사적 흔적들이 아닌가 싶다. 
제주에는 토양 적으로 쌀 생산은 거의 없고 내 기억으로는 한경면 용수리, 강정동, 성산읍 고성리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 외에는 산디, 조, 보리가 주식에다 된장과 간장이 고작 조미료 역할을 한 것이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된장과 간장은 제주음식에 있어 맛을 발산하는데 주도적이다.
자리물회도 마찬가지이다. 싱싱한 자리돔, 된장, 물외, 깻잎, 산초 등의 조합은 제주인의 입맛을 다지게 하는 별미다. 그래서 자리돔의 음식은 여름철의 보양식이나 다름이 없다.
제주에서 자리돔 어업은 멸치 다음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10년도 전 후부터 자리돔을 잡는 어구는 대나무를 쪼개서 둥글게 만들고 그물을 붙여 이은다.
그물 주변에 네 군데 정도 줄을 걸고 이 줄을 한데 모아 5간 정도의 대나무의 중간에 묶는다. 이때 터배가 필요하다. 터배는 한라산 구상나무를 재료로 이용했거나 일본 소나무를 들여와서 만들기도 했다.
길이는 1길 5자. 폭은 8자, 지름은 1자 ~6촌 정도의 나무를 엮어서 만들었다.
이 당시 터배의 값은 50~60원 정도이다. 일본식 어선 한 척당 70~80원이면 터배 값이 비싼 편이다. 그러나 터배가 아니면 자리돔 어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리돔은 수심이 2~3심 정도의 얕은 수중암초를 중심으로 서식한다. 수중암초에서 7~8간 거리에 터배를 정박하고물때 따라 대나무 끝으로 그물을 바닷속에 깔아 놓았다가 30분 정도 지나면 그물을 걷어 올려서 자리돔을 잡는다.
현재는 들망어업이 자리돔을 어획한다. 들망어업의 허가건수는 572건이나 된다. 전체 어업허가 건수 2871건(2018년 기준)의 20%를 차지한다.
또 지역마다 조류의 세기에 따라 자리돔의 특징들이 조금씩 다르다. 모슬포 지역은 가시가 세고 큰 자리돔은 구이용으로 각광을 받고, 보목리를 중심에는 자리돔이 작고 가시가 연해서 물회용으로 인기가 있다.
자리돔은 제주인들이 다 소비를 했다. 오래 저장 할 수 있고, 밥도둑이라고 하는 자리젓갈을 담고 제주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지금은 제주의 특산관광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서귀포시 보목리에서는 자리돔 축제도 만들어서 지역을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도 챙기고 있다.
그런데 바다수온의 변화로 인해 이제는 제주의 전매특허인 자리돔이 통영자리돔, 독도자리돔이 될 까 걱정이다. 자리돔의 서식분포가 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안어업인 들망어업은 제주도 연안에서만 자리돔을 어획할 수 있다. 제주의 특산어종인 자리돔을 따라 어획을 하는 방법에 대한 제도를 개선하려고 노력도 하고 있다.
수산업법에 의해 원양어업, 근해어업, 연안어업은 조업구역에 따라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어려움도 있다.
자리돔 어획의 역사는 제주인 음식의 역사이기도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