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람 이야기가 있고 행복한 '힐링'콘텐츠가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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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람 이야기가 있고 행복한 '힐링'콘텐츠가 있는 곳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06.28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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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사진.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사진.

제주시에서 한라산을 횡단하여 서귀포를 오가는 국도 5·16도로 따라가다 보면 천연기념물 제160호로 지정된 산천단 곰솔이 위용을 자랑한다. 이곳이 조선 성종 때부터 한라산신제를 지내오던 제단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 편집자 주 -

영산 중에 영산인 한라산이 시작되는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

오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면 서귀포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고군산에 올랐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북쪽으로는 한라산이 웅장함과 남으로는 서귀포 앞바다의 범섬을 비롯한 여러 무인도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빠졌던 추억들이 서귀포 사람들보다는 제주시민들이 더 강할 것이다.   

그러나 제주시에도 고군산과 견줄만한 오름이 있다. 그것은 아라동에 있는 세미오름이다. 남쪽으로는 한라산이 외호하고 있고 북으로는 사라봉과 별도봉, 그리고 서쪽 끝에는 육지를 오가는 항공기가 뜨고 내리고 있는 제주국제공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세미오름은 산색, 물색, 바람 소리 그 어느 하나도 예사롭지 않듯이 한라산을 굽어보듯 서 있는 이 오름을 중심으로 제주시 아라동 주민차지위원회에서는 산천단에서 출발하여 대한불교조계종 한라산 관음사까지 3.4km 구간에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 1코스가 개설되었다.

영주산이라 부르는 신성한 한라산

길을 걸으며 잠시 쉬고 있는 탐방객들.
길을 걸으며 잠시 쉬고 있는 탐방객들.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에는 제주도에 부임한 목사와 구한말 최익현 선생의 등정했던 이야기,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주둔했었고, 4·3의 아픈 역사와 더불어 이 길을 따라 이어지는 골짜기마다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행복한 힐링 콘텐츠가 널려있는 길이다.

특히, 이 길은 제주 올레가 해안의 절경과 민가의 소박함을 보여주는 길이라면 역사탐방로는 밀림 속의 비밀의 정원에 숨겨졌던 비경과 역사를 만끽할 수 있는 숲길이다. 이 수려한 경관을 따라 산림휴양과 생태체험, 그리고 일제 강점기와 4·3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며 옛 제주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하늘에 은하수를 끌어당길 듯 높이 솟은 한라산. 그 산 정상 백록담은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노니는 곳으로 전해진다. 선녀들이 내려오는 날이면 사방에 구름을 만들어 한라산 자체를 숨겨버렸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제주 섬 중앙에 신비스럽게 우뚝 서 있는 한라산은 옛사람들은 영주산이라 부르며 삼신산의 하나로 여겨 영산 중에 영산으로 지금도 그 마력이 이어지고 있는 시작점이 바로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하나 없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산천단 곰솔이 제단 주위에 돌아가며 자생하고 있는 것을 보는 순간, 신령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신구간에 제주도로 부임하는 목사는 한라산 백록담에 국태민안을 기원하기 위해 올라가 산신제를 지내었는데, 기상악화로 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동상에 걸리거나 사고로 죽는 사람이 자주 발생하는 등 빈번한 사고가 잦았다. 그래서 백록담 기운과 유사한 곳을 찾아 제단을 만들고 산천(山川)에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제를 지내던 곳 산천단이다.

사계절마다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 길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 1코스는 산천단을 지나 소산오름을 거쳐 본격적인 탐방에 들어서면 신선과 선녀가 금방이라도 내려와 노닐다 갈 것 같은 시원한 바람이 먼저 탐방객이 볼을 문질러준다. 이곳부터 관음사 종점까지는 겨울에 들어서면 기기묘묘한 바위들에 흰 눈이 덮인 사이로 백골만 앙상한 나무들이 마치 수행자가 수행하는 모습을 연상케 하고, 봄이 되면 새싹이 돋아나고 만물이 소생하며 수많은 식물의 꽃향기가 그윽하다. 가을이면 기암절벽 사이로 단풍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이루는 곳이다. 이렇듯 이 길에는 사계절 각각이 그 빛깔이 달라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꼽을 수 있는 곳 중의 한 곳이다. 

산천단에서 한라산 관음사까지 이어지는 숲길 사진.
산천단에서 한라산 관음사까지 이어지는 숲길 사진.

아라동 역사문화탐방로는 산천단에서 한라산 관음사까지 이어지는 숲길로서 일상에 지친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치유의 길이다. 

2코스인 편백숲 쉼터를 지나면 1코스로 들어서서 900m 정도 더 올라가면 진지동굴이 탐방객을 기다린다. 1931년부터 일제는 제주도를 태평양전쟁의 발진과 본토방위의 기지로 삼아 인적, 물적, 동원에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전황이 악화하자 제주도를 전쟁터로 만들어 이곳으로 연합군을 유인하여 최후의 결전지로 삼기 위해 전도의 오름과 골짜기는 물론이고 평야와 해안까지 방공호를 구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배경으로 한라산도 피해 갈 수가 없었다. 당시에 한라산을 위시하여 제주의 처참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의 장소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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