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바탕 위에서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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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바탕 위에서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 한문성 기자
  • 승인 2019.07.14 2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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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성 제주관광신문 편집인
한문성 제주관광신문 편집인

사람이 살아가면서 맺는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아마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인 것 같다.

인간관계에 있어 신뢰가 없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으로 가득차 인간관계 자체가 맺어지지 못할 것이다.

개인과 개인의 관계도 신뢰가 없으면 맺어지지 못하는데 하물며 '행정'을 하는데 있어서의 신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개인 또는 사업자가 법률을 집행하는 기관에 신뢰를 갖지 못한다면 각종 인허가나 민원은 어떻게 제기할 것이며 행정기관에서 내리는 처분에 대해서 과연 승복을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불신만 조장되고 혼란만 가중되지 않을까 싶다.

반면에 신뢰가 높은 사회가 되면 그 사회는 구성원간 믿음을 바탕으로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중국 진(秦)나라의 효공(孝公)에게는 상앙(商鞅)이란 재상이 있었다. 상앙은 매우 법률에 밝았다고 한다.

법률에 밝은 상앙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부국강병책을 표방했는데 이는 훗날 진의 시황제가 전하를 통일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고 한다.

상앙이 한 번은 법을 제정했는데 이를 공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백성들이 이를 믿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상앙은 한 가지 계책을 세웠는데 높이 3장(약 9m)의 나무를 저잣거리에 세우고 나무를 옮기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의심을 하고 아무도 옮기지 않자 상앙은 상금을 더 높여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나무를 옮긴이가 있어 상앙은 즉시 상금을 줬다. 국가가 백성을 속이지 않은 다는 것을 알게 했다.

상앙을 새로운 법을 공포했는데 1년이 지나자 부당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불어나고 태자가 법을 위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앙은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했으며 이를 본 백성들이 법을 준수하게 되고 10년이 지나자 백성들이 법을 잘지키게 됐다고 사기(史記)의 상군열전(商君列傳)에서 전하고 있다.

백성들을 믿게하는 것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대목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의 투자유치 행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행정처리의 잣대가 오락가락 하다는 이유에서다.

이경용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소관 부서의 추경예산을 심의하는 자리에서 카지노와 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 사례를 들며 행정이 일관성이 없이 이 사업에는 이 원칙 저 사업에는 저 원칙을 적용하다 보니 행정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투자자들은 잠재적 시장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인데 원칙 없는 행정이 가뜩이나 어려운 제주도의 투자환경을 더욱 어렵게 할 소지가 있다며 신뢰를 바탕으로한 원칙 행정을 강조했다.

물론 제주특별자치도의 입장에서는 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본이 투자되는 오라관광단지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를 의식해 최대한 검증을 하고 추진하겠다는 점은 십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행정의 신뢰는 하락하고 제주를 찾는 투자자의 발걸음도 끊어질 수 밖에 없다. 한 번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기는 여간 어렵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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궨당 2019-07-18 19:06:30
한문성 궨당, 매일 한 번씩은 들어완 봠수다 예.
오늘 시론도 참 좋수다. 박수 첨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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