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소중하고 아름다움을 깨닫고 그 감동을 캔버스에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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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소중하고 아름다움을 깨닫고 그 감동을 캔버스에 옮긴다"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07.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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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숨결-물들이다' 제27회 강명순 개인 순회전 21일부터 개최
강명순 화백.
강명순 화백.

제27회 강명순 개인 순회전을 준비하는 현장에서 강명순 화백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제주도가 가진 천혜의 풍광을 다양하게 담아온 강명순 화백은 지난 5월 25부터 5월31일까지 프랑스 노르망디 꾸탕스 퐁데자르 아트센터 초대로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치고 난후 제주에서 20여 개 작품을 중심으로 제27회 강명순 개인 순회전이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연갤러리에서 열예정이다.
유화 물감을 향토적인 닥나무와 한지 캔버스에 독창적인 개성을 표출하는 제주도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강명순 화백은 한지로 손이 움직임에 따라 요철과 마티에르가 생기고 제주 자연의 감수성을 채색했다. 또, 한지 위에 천연 면을 입히는데 토종감물과 쑥, 야생화를 물들이고 두 물성이 서로 다른 것에서 오는 느낌을 손으로 비우기도 채우기도 하면서 서로 다른 우연한 만남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해 시각적으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여백에서 제주다움을 강 화백은 찾아냈다.
지난 프랑스 노르망디 꾸탕스 퐁데자르 아트센터 초대전에 초대받은 강명순 화백은 30대 때 그림에 뜻을 세웠다.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를 고집하던 40대를 거치고 지금까지 계속해서 한 길을 걸어왔다. 자신의 본 것이 전부이고 자신의 느낀 것만이 자신 것이라는 집착에 빠졌던 시절도 있었다. 천지 만물의 이치를 통달할 나이에 접어든 강 화백은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존재가 좋고 나쁨도 없고, 내 것 남의 것이란 구분도 없고, 오로지 눈에 보이는 모든 존재가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의 그 감동과 기쁨을 지금 캔버스에 옮기고 있다.
연꽃과의 인연으로 시작된 그녀의  '연화연가(連花戀歌)'의 집착은 만물에 모든 생명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연꽃에서 염화미소의 깨달음을 찾아내기 위한 몸부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깨달음을 향한 그녀만이 표현하고 싶었던 색깔은 제주의 토속적인 황갈색이었다.
제주 사람들이 예로부터 즐겨 입던 갈옷을 통해 제주의 토속적인 염색재료인 감물에서 그녀만이 독특한 색깔의 영감을 얻었다. 제주 속살의 빛깔인 황갈색 톤으로 채색하여 웅장한 한라산의 영험함과 대지의 풍요로움, 그리고 제주의 물빛을 소재로 한 서정적인 미감의 완숙됨을 그녀는 작품 속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작품명 : 제주의 숨결.
작품명 : 제주의 숨결.
작품명 : 꾸당스의 성당.
작품명 : 꾸당스의 성당.

이번에 출품하고 있는 신작들은 자연 속에서의 비움을 위한 마음으로 기존의 틀과 양식에 얽매이지 않았다. 작가가 보고 싶은 곳만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고 그리고 싶은 소재를 갖고 그 소재가 작가의 눈에 보이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유연하고 솔직하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강 화백은 제주 자연의 근원인 바람과 마음에 비움을 더했다. 작가는 다시 그곳에 제주 풍광을 투영 시켜 자연의 형상에 그치지 않고 풍광이 지나는 심오한 내면의 세계를 심미적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자신만이 가진 캔버스를 사용한다. 껍질을 벗긴 닥나무를 삶고 난 후 말리고, 두들기고 손으로 일일이 만지고 넓혀서 덧씌우는 작업이 그림 그리기 전에 하는 캔버스 제작과정이다. 그 후 닥나무와 한지의 미세하게 구겨진 틈새 사이가 요철이 된다. 그 사이로 유화물감이 스며들면서 겹겹이 누벼진 깊이는 모노톤 색채의 촉감을 느낄 수가 있다. 강명순 화백은 이런 작업을 통해서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채취로 천연소재만이 표현할 수 있는 순결하고 소박한 형상 언어로 이상형의 세계를 제시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한지 위에 물감을 덧쌓임으로 생기는 밀도 감과 마티에르를 즐기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한지 캔버스의 제작과정을 살펴봐도 닥나무 재료를 갖고 동서양의 미술 문화를 통합시키는 작가의 창조적이고 융합적인 정신에서 실용적인 여백 미가 감상하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케 한다. 또한, 그 과감한 실용 정신의 접목은 강 화백이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 선조들의 얼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제주인의 정신적인 정서가 그대로 작품 속에서 자연스레 묻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는 강 화백은 자신의 미의식을 감성으로 용해하고, 걸러내어 소박한 천혜 자연의 비경을 담았다. 특히 한지에 코튼으로 캔버스를 완성하고 서양화지만, 먹물로만 시간의 변화 감정의 표현, 그리고 색채 명도와 채도가 주는 시각적인 순수한 아름다운 스토리가 있다.
먹물 한 가지 색으로만 한라산, 제주의 옛 초가집, 오름, 바다, 야생화, 문화 원형이 깃든 작품을 역동성 있게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또한 이번 작품은 천연한지, 천연코튼, 천연 먹물 등 구성 재료를 천연에서 찾았다는 것이 큰 수확으로 보인다. 
강명순 화백의 먹물 채색은 모든 감성에 따라 봄·여름·가을·겨울을 추상적으로 먹물을 통해 조화로움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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