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해야과학기지 건설… 해양 영토 확장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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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해야과학기지 건설… 해양 영토 확장 '쾌거'
  • 제주관광신문
  • 승인 2019.08.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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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엿사나 이어도 사나 이엿사나 이어도 사나 / 우리 배는 잘도 간다 / 솔솔 가는 건 솔남(소나무)의 배여 / 잘잘 가는 건 잡남(잣나무)의 배여 / 어서 가자 어서 어서" 이어도 노래의 일부분이다. 이어도는 제주도 사람들에게 전설에 나오는 환상의 섬, 피안의 섬이자 고단한 일상생활의 피난처인 이상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설이나 이상향 등의 인문적 가치는 과학기술에 의해 실용적 가치와의 충돌을 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이어도에 해양구조물이 세워지는 것에 제주도민의 반대를 했던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다. 그럼에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건설은 해양영토의 확장이라는 선제적 기지를 발휘한 영웅적인 쾌거이다.

  이어도는 평균수심이 50m, 남북길이가 1800m,  동서길이 1400m, 11만5000여 평, 수심 4.6m의 수중암초이다. 파도가 신이 나서 춤을 출 때면 잠깐 정상을 보여 줄까 말까하는 신기한 보물은 해양학적·지정학적 또는 인문학적 가치가 높다.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Socotra)호가 이 암초에 좌초되면서 발견되고, 배의 선명을 따서 소코트라 암초라고 불리어 왔다. 1910년 영국 해군측량선 워터위치호(Waterwitch)호에 의해 그 깊이가 5.4m 정도의 암초로 측정되었다. 1987년 이후 등부표를 6번이나 설치했지만 센 파도에 소실되기도 했다.

  이어도는 영토개념도 아니고 인공구조물은 영해나 대륙붕을 가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국제법상 해양법의 200해리 EEZ에 중첩된 곳이라서 한중일 분쟁이 야기될 소지가 있는 곳이다. 이어도는 마라도에서 149km, 중국 둥따오에서 247km, 일본 도리시리(鳥島)에서 276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해 사실상 실효적 지배를 할 수 있게 한 그들을 영웅이라고 부르고 싶다.

  특히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건설의 영웅들인 김시중 전 과학기술처 장관은 과기처 차원에서 8개 정부의 건설동의를 이끌어 냈고, 당초 해양연구원의 수중암초에 무인해양관측소 설치 수준에서 해양과학기지로 만들도록 진두지휘 했다. 특히 김영삼정부 1993년 4월 장관에 임명된 뒤 한국해양연구원에 방문할 때 이동영 박사와 심재설 박사는 무인 해양관측소 시설을 해 줄것을 건의했다. 사실 1991년부터 주장했지만 보류되었다가 김시중 장관을 만나면서 활기 띄게 되었다. 당시 1994년에 정재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에게 취지 설명하고 예산배정을 약속받아냈다. 건설책임자로서 토목공학박사인 심재설 기후연안재해연구부장은 1995년에 해양과학기지설계를 시작으로 2000년 10월에 착공, 2002년 12월에 완공한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는 해양수산부 예산 212억원을 들여 길이 60m 마다 암초에 파일 8개를 박고, 수심 40m의 바다에 높이 76m, 무게 3400톤의 구조물을 해상크레인으로 현대중공업에서 설치했다. 다시 말해 400평 규모의 인공 섬을 만들어 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2003년 한국해양연구원이 주축이 돼 완공해 2007년부터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다. 먼저 해양과학기지는 최초에 건립에 선뜻 나선 이는 삼성 이건희 회장이었다. 그리고 삼성중공업이 기지 건설에 맡기로 했다가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어렵사리 현대중공업이 완공하게 된다. 우선 제주도민들의 반대이다. 반대이유는 전설, 이상향, 피안, 환상의 이미지가 박혀있던 이어도에 어떻게 쇠말뚝을 박느냐는 것이다. 두 번째로 해양법권위자인 고려대 박춘호 교수의 도움으로 해양과학기지건설에 유엔국제기구와 외국의 호의적 반응을 이끌어 냈고, 중일대사관에도 계획을 통보했지만 당시에는 반대 입장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기지건설을 중단할 것을 두 번씩이나 항의한 적이 있다.

  해양과학기지는 파랑, 풍향, 풍속, 염도, 기온, 기압, 강우량 등 측정할 수 있는 첨단 관측 장비가 44종 108개가 비치돼 있다. 이곳에서 8명이 외부지원 없이 2주일을 살 수 있는 숙식시설완비 그 외에도 풍력발전기, 태양광전지, 빗물정화시설, 하수처리시설이 있다. 이 시설의 갖는 효과는 태풍구조 및 특성연구, 해양기상관측, 해양과학기슬연구, 어·해황예보 및 지역해양연구 외에 해양구조물 설치 선진국위상은 물론 해양관할권의 실효적 지배라는 가치가 크다.

  더욱이 일개의 아이디어로 사장될 위기에서 이들 영웅들의 만남이 없었다면 이어도의 해양주권 확보는 언감생심이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관할권에 속해 있을 것임에 분명하다. 우리는 이 영웅들을 기억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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