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르방의 '미학적·학술적' 가치 새롭게 정립… 관광자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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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의 '미학적·학술적' 가치 새롭게 정립… 관광자원 활용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09.22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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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흥 작가에 의해 옛 제주 사람들의 삶을 돌하르방으로 형상화
도내·외에 흩어져 있던 각양각색의 돌하르방을 한데 모아놓은 모습.
도내·외에 흩어져 있던 각양각색의 돌하르방을 한데 모아놓은 모습.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삶에 희망을 채워주는 느낌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주를 찾아오는 듯하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제주를 찾은 사람들에게 가장 제주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을 보여주고 싶다.

  제주에는 돌과 바람, 그리고 여자가 많고 도둑·거지·대문이 없는 섬. 이는 고난의 상징이며 제주의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한 제주인의 강인한 정신을 말한다. 그리고 삼무는 순박하게 살아가면서 질서가 있고, 가난과 곤경에 부닥치더라도 자주·자조·자강하면서 자력적인 요소와 서로 믿고 도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있다. 이런 제주의 이야기를 제주지역의 표상인 돌하르방을 주제로 새롭게 해석하여 제작·설치한 북촌 돌하르방 공원이 있다.

  제주 출신 예술가가 제주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1999년도에 도내·외에 흩어져 있던 각양각색의 돌하르방 원기 48기를 자료 조사와 함께 실측하였다. 이를 통해 원형 48기를 1:1로 재현하여 총 5000평 부지에 북촌 돌하르방 공원을 건립하게 되었다.

  제주를 찾았던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관덕정 돌하르방을 만났을 것이다. 제주의 대표적인 표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돌하르방. 수없이 만들어져 도내·외에 세워지고 지금도 관광 상품으로도 많이 제작되어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정작 돌하르방에 대한 정확한 사료나 변변한 자료는 찾을 수가 없다. 돌로 만들었다 하여 돌하르방 정도로 알려졌을 뿐, 제주 사람들도 별로 관심이 없다. 이에 제주 토박이 예술가 김남흥 작가는 도 내외에 흩어졌던 각양각색의 돌하르방을 한곳에 모아 미학적, 학술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귀중한 문화유산인 돌하르방을 영원히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잘 물려주며 학생들의 학습장으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돌하르방 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    

제주의 곶자왈과 암반 지대가 발달한 지형에 원형 그대로의 옛 터 그대로 간직하려고 했다.
제주의 곶자왈과 암반 지대가 발달한 지형에 원형 그대로의 옛 터 그대로 간직하려고 했다.

  북촌 돌하르방 공원은 제주의 곶자왈과 암반 지대가 발달한 지형에 원형 그대로의 옛 제주 사람들이 삶을 돌하르방으로 형상화하였다. 이곳 돌하르방의 얼굴에서 제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전시된 조형물들은 투박하고 거칠게 만들어져 볼품은 없지만, 무척 친숙한 느낌인 것처럼 제주 사람의 얼굴 모습이다. 이분들의 얼굴은 제주 미래를 내다보며 걱정하고 있기에 앉아 있지도 못하고 서서 천리안으로 세상을 앞질러 보고 있는 듯 돌하르방의 모습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자연 그대로의 숲을 비밀의 정원으로 만들어 길에는 수목이 우거져 있고 야생초들이 자라고 있다. 대나무가 마디마디를 이루며 자라나듯 이곳에는 길목마다 제주형 탑, 청풍대, 용천수, 원두막 등을 전시하여 관람객의 지나갈 때마다 새로운 제주를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가장 제주답게 연출한 작품이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어 영국 BBC 방송 더트래블쇼 프로그램과 일본 NHK 방송 유네스코 자연유산프로그램에도 소개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위원들도 방문했던 곳이다. 그런 아름다운 제주를 갖추어져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제주도 여행을 온 관광객들에게 삶에 충전을 이곳에서부터 시작하기를 권하고 싶다.

  북촌 돌하르방 공원이 위치한 북촌리는 암반지대와 곶자왈이 발달하여 돌이 많은 동네이다. 그런 그곳에 제주의 빛과 속살을 돌하르방의 눈빛과 표정을 함께 담아낸 비밀의 정원이다. 돌밭에 뿌리내린 자연림과 곶자왈 숲과 제주의 얼굴, 돌하르방이 어우러진 제주의 숨결을 간직한 곳이다. 

  북촌돌하르방 공원의 입구는 예사롭지가 않다. 제일먼저 반기는 입구는 동화 속에 주인공 집을 연상케 할 정도로 김남흥 작가가 직접 건축한 제주 돌집과 금속공예로 디스플레이 한 모습이 방문객의 마음부터 흥미를 유발한다. 정원으로 들어서면 인공과 자연, 그리고 제주 돌담이 소재가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가 있다. 자연과 인간의 1:1 비율로 조화롭게 배치한 비밀스런 정원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이다. 그러므로 이곳을 찾은 관람객도 자연의 일부로 분리가 아닌 통합으로 흡수되어 살아있는 예술 작품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제주 토박이 예술가 김남흥 작가(돌하르방공원 원장)
제주 토박이 예술가 김남흥 작가(돌하르방공원 원장)

  이처럼 돌하르방공원은 19년간 제주도 토박이 예술가 김남흥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미술관이다. 제주의 건강한 자연과 문화 예술을 통해 '제주다운 평화'가 무엇인지 작가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채워온 미술관이다.

  숲과 함께, 자연과 함께 언제나 자연과 사람을 중요시 하는 철학으로 한걸음 한걸음씩 세계인들에게 따뜻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돌하르방 공원의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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