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비의 역사를 간직한 '원당봉 & 둘레길'
상태바
제주 신비의 역사를 간직한 '원당봉 & 둘레길'
  • 진순현 기자
  • 승인 2019.10.06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황후' 불사로 아들 얻은 '불탑사오층석탑'에서 "소원을 빌어봐"
원당봉 전망대에 본 제주 원도심의 모습.
원당봉 전망대에 본 제주 원도심의 모습.

제주의 하늘이 안개로 자욱하다. 태풍의 영향이다. 한달새 링링, 타파, 미타 무려 3개의 태풍이 제주를 할퀴고 갔다. 지정학적으로 제주는 한반도의 태풍의 길목임과 동시에 바닷길의 요충지다. 제주의 한라산은 한반도로 직통하는 태풍을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다. 또한 옛부터 제주는 동북아를 잇는 바닷길의 요충지인 탓에 외적이 침입이 끊이지 않았다. 원나라 복속기(1270∼1356)때는 삼별초와 고려 및 몽골세력이 서로 전초·병참기지로서 탐라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여 80여 년간 제주선인들은 고려와 몽골에 이중귀속되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제주시 삼양동에 위치한 원당봉(171m)을 찾았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일주도로를 타고 약 20분께, 그 아래에는 삼양해수욕장이 있다. 원당봉(元堂峯)은 이 오름 중턱에 중국 원(元)나라의 당(堂)인 원당(元堂)이 있었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주봉인 원당악과 망오름, 도산오름, 동나부기, 서나부기, 앞오름, 펜안오름 등 7개의 봉우리와 전면에 크고 작은 3개의 능선이 이어져 있는 삼첩칠봉(三疊七峰)의 제주 명산이다.

원당봉 둘레길 사진.
원당봉 둘레길 사진.

원당봉을 올라가다보면 두 개의 갈래길이 나온다. 원당사(卍) 방향이 아닌 문강사(卍) 쪽으로 향하면 원당봉둘레길(1.3km)과 마주한다. 이 길은 말굽모양의 중턱을 빙그르 한 바퀴 돌 수 있게 만들어졌다. 오랜 세월 속에 풍파를 이겨낸 소나무 틈새로 보이는 시가지의 풍경이 제주시지역 전체를 아우른다. 남쪽으로 보이는 한라산 풍광은 봉긋봉긋 솟아 오른 수백개 오름이 한 가족을 이룬다. 서쪽 해안으로는 억새와 오름이 어우러진 일몰이 장관이다. 동북면은 옛 비행장터인 '진드르'가 평야를 이룬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등산코스로는 최적이다. 30~40분 정도가 소요된다.

불탑사오층석탑 - 현무암으로 쌓은 이 탑의 양식은 1층의 기단과 5층의 몸돌이 심하게좁아 특이하다. 또한 1층의 남쪽 면에 감실(불상을 모셔두는 방)이 있는 점도 특이하다.높이 395cm, 측면너비 84cm, 정면너비 89cm이다.
불탑사오층석탑 - 현무암으로 쌓은 이 탑의 양식은 1층의 기단과 5층의 몸돌이 심하게좁아 특이하다. 또한 1층의 남쪽 면에 감실(불상을 모셔두는 방)이 있는 점도 특이하다.높이 395cm, 측면너비 84cm, 정면너비 89cm이다.

하산길에 '불탑사오층석탑'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도내 유일한 불탑일 뿐아니라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현무암 재질의 석탑이다. 이 석탑은 1300년(충렬왕26) 몽골에 공녀(貢女)로 끌려갔으나 황제 순제의 총예를 받아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 고려 출신의 여인 기씨(奇氏)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태자가 없어 고민하던 기황후가 북두칠성의 기원이 비치는 삼첩칠봉에 사찰을 세워 불공을 드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천하를 두루 살피다가 원당봉을 찾아내 원당사를 창건하고 오층석탑을 축조하는 등의 불사를 행함으로 황태자를 얻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고려의 여인이요, 원나라 순제 황후였던 기황후 삶의 질곡이 이 탑에 담겨 있다. 또한 같은 시기에 법화사 및 수정사 중창도 이루어져 불교가 본격적으로 제주에 들어온 시기도 전해주고 있다.

삼양동 마을주민 송신영씨(55)는 "신령스러운 제주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원당봉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과 같은 명산이다. 올레 18코스, 절로 가는 길, 삼양해수욕장, 삼양동유적지와 함께 관광코스로 손색이 없다"며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원당봉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