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훈 개인전… '제주기행 화첩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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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훈 개인전… '제주기행 화첩전' 개최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10.06 16: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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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자연 현장에서 사생한 작품들로 구성
백약이오름에서 스케치 하는 모습. 친구가 펄럭이는 화선지를 잡아주고 있다.
백약이오름에서 스케치 하는 모습. 친구가 펄럭이는 화선지를 잡아주고 있다.

저 산을 다 채우고도 넘치는 생명력. 그러나 푸른 것도 아름다운 것도 영원한 것이 어디 있을까? '태어나면 반드시 사라져 간다' 는 평범한 사실 속에 태어나 머물다 마침내 사라져가는 인연들. 자연은 제 몸을 나투어 정연한 이치를 말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유창훈 작가가 오는 12일부터 31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갤러리 ICCJEJU에서 '유창훈 개인전·제주기행 화첩전' 을 개최한다.

유창훈 작가는 제주시 용담2동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그의 손에는 항상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이 떨어질 날이 없을 정도로 그림은 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장난감이었다. 

그런 그는 청소년기를 거치고 제주대학교 미술학과에서 한국화 전공을 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화실에서 나태해지는 마음을 없애기 위해 화첩을 들고 사생하기 위해 자연으로 찾아간다. 그런 노력의 결실이 지난 2010년 연 갤러리에서 제1회 유창훈 전을 시작으로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제9회 제주기행 화첩전까지 총 9회에 걸쳐 제주, 서울, 중국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기획·초대전에도 초대되어 25회 작품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그는 현재 지칠 줄 모르는 전업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라산-삼의악오름에서, 90.5x32.0, 화첩에 수묵담채.
한라산-삼의악오름에서, 90.5x32.0, 화첩에 수묵담채.

이번 유창훈 개인전에서는 한라산과 오름, 그리고 폭포 등을 다니며 현장에서 직접 스케치한 작품들로 선보인다. 한라산과 오름을 오르면서 사진이나 핸드폰에서 저장한 이미지가 아니라 짧은 시간 현장에서 생생한 자연을 사생한 작품들이 쌓였다. 아름다운 제주 자연을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한라산과 오름이지만, 유창훈 작가의 날카로운 눈으로 용솟음치는 뜨거운 가슴으로 관조하여 탄생한 그림의 언어에는 겨울철 야윈 나무처럼 성냄도 어리석음을 가진 모든 마음을 털어낸 듯했다.

한라산과 개오리오름, 300x110, 화선지에 수묵담채.
한라산과 개오리오름, 300x110, 화선지에 수묵담채.

작품 '한라산과 개오리 오름'을 보는 순간 나는 유창훈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눈과 직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홀로 외로이 아무도 없는 산과 들, 바다를 돌아다니고 세상을 관조하고 자연의 이치를 터득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만들어진 것으로 보였다. 오름을 오르다 무심코 발에 걸리는 돌부리와 나무뿌리에도 그는 애잔한 마음이었다. 어떤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어 그저 그냥 그는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가 한라산과 개오리오름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는 대답 대신 특유의 너털웃음만 보였다. 숨은그림찾기라도 하듯 보고보고 또 보고, 그러면 보일 것이라는 뜻일까?

작가와 이 그림을 그릴 때 우연히 동행했었다. 서귀포시 표선 백약기 오름 정상에서 스케치했다.

그의 손목은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고 바람이 세면 셀수록 손목은 빠르고 약하면 약할수록 천천히 이어지고 있었다. 결국에는 유창훈과 백약기 오름, 그리고 주변 풍광은 하나가 되었다. 마치 그 모습은 돌부처가 되어가듯 몸은 굳어져 가고 손목만 바람결에 따라 움직일 뿐이었다. 그렇게 작품은 완성되어갔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는 '한라산과 개오리 오름'을 보고 보고 또 보다 보니 한라산이 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한라산 능선을 따라 수많은 오름이 한라산을 받치고 있고 정상 한가운데 또 하나의 오름을 얹어놓은 것이 남한 최고의 고봉 한라산. 정상 백록담이 그림의 백미였다.

오름은 높고 낮음이 없고 한라산이 높은 것은 많은 오름이 켜켜이 어우러져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터에 백록담 봉우리가 약간의 높은 곳에 올라있기 때문으로 보였다.

작가는 한라산 기슭까지는 하늘과 백록담이 맞닿아 있고 그 아래로 선명하게 사람 사는 세상을 표현한 듯했다. 너털웃음을 머금고 있는 유 작가에게 다시 묻지는 않았다. 그냥 볼뿐, 그리고 숨은 그림을 찾듯 감춰진 무엇이 보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뿐이다. 한라산 주변으로 퍼져있는 오름 군락이 있어 백록담이 웅장하면서 더 아름답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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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2019-10-07 13:12:52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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