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테마 뮤지엄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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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테마 뮤지엄파크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11.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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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이 가득한 제주 섬에 또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쌓이고 있다.
동굴카페 입구 모습.
동굴카페 입구 모습.
동굴카페 들어가다보면 다양한 조명 작품들이 있다.
동굴카페 들어가다보면 다양한 조명 작품들이 있다.

제주 관광의 볼거리도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관광하면 자연적인 유원지나 풍경이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관광지의 모습도 많이 변하고 있다. 제주의 주요 관광지가 천지연 폭포, 정방폭포, 만장굴, 용두암 등 천혜의 비경을 감상하기 위해 오던 관광객이 세계적인 예술작품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주 녹차 밭에서 펼쳐지는 아시아 최초 빛 테마 뮤지엄파크, '제주라프'에서 매일 밤 현란한 빛이 향연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 라프의 의미는 '라이트 아트 플레쉬(Light Art Flash)'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작품을 감상하며 색다른 제주 밤 풍경의 매력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9만9174㎡(3만여 평)의 대지에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 분야의 세계적 작가 6인의 작품 14점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 제주 라프다.

세계적인 유명한 작가인 부르스 먼로(Burce Munro), 톰 프루인(Tom Fruin), 젠르윈(Jen Lewin), 제이슨 크루그먼(Jason Krugman), 장 피코치(Jonny 'Jonny' Pigozzi), 이병찬(Bungchan Lee) 등의 작가들이 다양한 작품을 출품하여 관람객에게 가을밤의 또 다른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제주라프의 시작은 동굴 카페에서부터 시작된다. 흥분된 마음으로 입장한 관람객들에게는 아마도 먼저 한숨을 돌리고 난 후 작품을 감상하면 어떨까 싶다.

이병찬 작가의 작품인 천장에 설치한 '어반 크리쳐' 사진.
이병찬 작가의 작품인 천장에 설치한 '어반 크리쳐' 사진.

동굴 카페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시선이 집중되는 곳은 천장이다. 문어의 형상을 한 미지의 생명체가 사람의 지나가는 방향에 움직이듯 따라오는 것이 마치 관람객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이는 이병찬 작가의 작품인 천장에 설치한 '어반 크리쳐'(Urban Creature)이다. 현대인들이 배출하는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로 이뤄진 미지의 생명체다. 검은 비닐 재질인 촉수 사이로 공기가 들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카페의 관람객들은 처음에는 함성을 지르더니 금세 알아차려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절로 난다. '어반 크리쳐'(Urban Creature)의 작품을 보며 살며시 눈을 감고 동굴 안에서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며 커피 향을 코끝으로 들여 마시는 분위기 속에 가만히 있으면 울려 퍼지는 바람 소리가 들리는가 싶다가 파도 소리가 나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온다. 이병찬 작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시 소비 생태계의 미래를 상징하는 제3의 생명체가 평화의 섬 제주에 정착하게 되는 과정을 작가는 돌연변이 적 생명체를 등장 시켜 동굴을 평화와 안식의 상징으로 이야기하는 듯했다.

리모랜드 캐릭터 조형물 사진.
리모랜드 캐릭터 조형물 사진.

이어 프랑스 작가 장 피고치는 곶자왈 동굴 안에다 수많은 외계인 '리모랜드'를 설치했다.

리모랜드(Limo Land)는 우연히 제주에 불시착한 미스터 리모(Mr.Limo)와 미스 리모(Ms.Limo)가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에 반해 정착한 뒤, 제주의 천연동굴에 서식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비주얼과 문화를 녹여낸 공간이다. 리모랜드의 로고는 탄자니아 마콩드(Makonde)족의 조지 릴랑가 (George Lilanga 1934-2005)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하였다고 한다.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소통·평화·위로·치유 등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다.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소통·평화·위로·치유 등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다.

이번 작품전시회에는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소통·평화·위로·치유 등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영국 출신 설치 작가 브루스 먼로는 2만여 개의 발광다이오드(LED)로 오름 사이에 펼쳐진 들판을 장식했다. 그는 또 페트병으로 만든 기둥에서 은은한 빛과 음악이 흘러나오는 작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미국 출신 작가 톰 프루인은 연못에다 스테인드글라스로 지은 집, 미국의 젠 르윈과 제이슨 크루그먼은 각각 차밭 바닥에 푸른빛을 발산하는 작품과 산호와 같은 식품들이 자라나는 방식을 기초로 한 나선형 구조의 조명작품은 여기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멋진 추억을 담고 갈 것으로 보인다.

가을 밤하늘에 별과 어우러져 자연과 밤의 어둠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요구하고 있는 듯하고 신화와 전설이 가득한 제주 섬에 또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쌓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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