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할망이 내린 '마지막 선물' 굼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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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할망이 내린 '마지막 선물' 굼벵이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11.11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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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초가 굼벵이를 제주만의 가진 지역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
최영만 영농조합법인 제주곤충보감 대표가 생산하고 있는 굼벵이 사진.
최영만 영농조합법인 제주곤충보감 대표가 생산하고 있는 굼벵이 사진.

약재가 귀하던 시절에는 시름시름 앓던 사람들은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집안에 환자가 발생하면 민간요법으로 치료하기 위해 온갖 비방을 다 썼다. 특히 술로 인한 병과 간에는 굼벵이가 특효로 당시에는 알려져 있었다. 환자가 발생하면 보호자들은 굼벵이를 채집하기 위해 초가의 처마를 뒤지고 짚을 쌓아 놓은 눌을 헤집으며 한 마리라도 더 잡기 위해 야단법석을 떨던 시절도 있었다. 그 비방이 아직도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는 곳이 제주도 내 오일 마다 열리는 오일 시장에 가면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재래시장이나 오일장 같은 데서 굼벵이를 판매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판매상에게 굼벵이 효능을 물어보면 "간 기능 개선, 간암에 좋고, 만성 피로, 시력 개선, 성인병 예방, 여자에게는 생리불순, 부인병 등 수많은 병에 좋다"라고 한다.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기에는 굼벵이는 만병통치에 최고의 영약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전래 오는 굼벵이에 대한 궁금증이 현대과학으로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고 이제는 많은 바이오 관련 회사와 연구기관에서도 많은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굼벵이가 2016년 식품 원료로 승인을 받아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 농가들이 (사)제주도 곤충산업협회와 제주굼벵이 생산자협의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제주 청정 굼벵이 생산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에서도 제주산 곤충을 식자재로 대량 판매할 수 있는 제주 곤충산업의 전환점이 마련되고 있다.

식용곤충 제주브랜드상품 창업 및 수매 협약식을 하고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모습.
식용곤충 제주브랜드상품 창업 및 수매 협약식을 하고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모습.

이에 지난 2017년 영농조합법인 제주곤충보감(대표 최영만)은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서 제주굼벵이 생산자협의회, 제주곤충협회와 함께 식용곤충 제주브랜드상품 창업 및 수매 협약식을 하고 본격적인 대량생산체제로 들어섰다.

제주브랜드 상품으로 판매될 굼벵이는 '흰점박이꽃무지'유충으로 2016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 원료로 승인받아 현재 제주지역 내 굼벵이 생산 농가는 24곳에 이르고 있다.

대량생산라인을 거쳐 생산 된 굼벵이 사진.
대량생산라인을 거쳐 생산 된 굼벵이 사진.

굼벵이가 인공적으로 자라는 조건은 항온항습만 유지되면 식용곤충 사육이 가능한 듯 보인다. 사육시설에 들어서니 층층이 쌓인 플라스틱 상자를 열자 작고 흰 굼벵이가 꿈틀대며 모습을 드러낸다. 공식 명칭은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꽃벵이로도 불리는 '굼벵이'라고 한다. 이 식용곤충사육 시설공장은 제주도 비 3억, 자부담 2억, 연구비 2억 등 총 7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되어 부지 667㎡, 성충산란실 99㎡, 유충사육실 208㎡ 등 곤충사육 공간과 작업실 90㎡, 발효실 2동 120㎡, 연구실, 창고 등으로 구성돼 연중 굼벵이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생산한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꽃벵이)'을 이용해 생체 분말, 환 등이 상품화되어 본격적인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굼벵이가 상품화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영농조합법인 제주곤충보감 최영만 대표는 "자연에서 나오는 굼벵이는 농약이 검출되고 중금속이 나오고 있다"며 "제주에서 생산되는 굼벵이는 중금속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톱밥과 감귤껍질을 활용한 사육장을 만들었고 대량생산을 위해 아파트형 사육장으로 이상적인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유충 생산을 기존보다 3배까지 늘렸다"고 했다. 이어 "과거 민간요법이나 한약 재료로 사용되던 굼벵이는 최근에는 식품 원료 외에 양약 원료로도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생산농가에서는 이런 것들과 식품을 같이 하면 소득이 높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2016년 식약처 식품 원료 승인으로 곤충산업 생산 농가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만의 독자적인 곤충브랜드가 필요하다"며 "제주산 굼벵이는 식약처 중금속 기준치 검사를 통과하고 농업진흥청과 국유특허인 감귤 박을 사료로 한 사육 방법으로 특허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영만 대표는 "식약처 식품 원료 승인에 전국의 많은 곤충산업 생산 농가가 신청한 가운데 차별화된 제주만의 독자적인 곤충브랜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며 "제주 굼벵이가 제주의 상징인 제주 감귤, 제주 삼다수, 제주흑돼지처럼 제주만의 가진 지역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키워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굼벵이 몸은 누에와 비슷하나 몸길이가 짧고 두꺼운 통 모양이며, 배끝은 C자 모양이다. 동의보감에는 간질병, 치매 예방, 신부전, 파상풍, 심장병, 중풍 치료에 효능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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