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의 흔적 남아 우리에게 오랜 가르침 전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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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의 흔적 남아 우리에게 오랜 가르침 전하는 곳
  • 제주관광신문
  • 승인 2019.05.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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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개동 명도암 마을

명도암 마을은 관광단지, 유스호스텔, 제주 절물휴양림 등의 휴양시설이 있어 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제주교육의 선구자인 유학자 명도암 김진용 선생이 처음 정착한 마을로서 제주교육의 시발점이면서 그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이다.

명도암 마을 입구.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마을

저 산을 다 채우고도 넘치는 생명력. 그러나 푸른 것도 아름다운 것도 영원한 것이 어디 있을까? 태어나 머물다 그 또한 마침내 사라져갈 인연들, 자연은 제 몸을 낮추어 정연한 이치를 말하고 산 깊은 마을에는 피고 지었던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길 위에 아직도 남아 우리에게 오랜 가르침을 전하는 명도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의 시작은 안새미오름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름 기슭에는 쌀을 이는 데 쓰는 조리 모양 같은 샘이라하여 조리새미이라 불리는 곳에 350년 전에 유학자인 김진용 선생이 정착하자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모여들어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이익에 수학한 김진용 선생은 과거에 급제한 뒤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정착하였던 곳이라 하여 선생의 호를 따서 '명도암'마을이 되었다. 
이런 역사가 있는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 마을은 오름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과 함께 아름다움이 가득한 마을로서 제주 절물자연휴양림을 중심으로 체험 마을과 휴양시설 등이 잘 조성된 명도암 관광단지가 있어 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길을 밝힌 사람'이란 의미의 명도암

명도암을 이해하는 데는 먼저 안새미와 밧새미 오름을 둘러보는 것이 명도암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번영로(97번)에서 절물 휴양림 방향으로 2.3km 지점에 이르면 명도암 관광휴양림 목장 아래쪽으로 두 개의 비슷한 봉우리가 서 있다. 서로 마주 보는 모습이 마치 형제처럼 보인다 하여 형제봉이라 불리는 안새미와 밧새미 오름이다.
큰 길에 접해있는 부분이 안새미 오름이고,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곳이 밧새미 오름이다.
조선은 충효의 예를 중요시하는 유교국가로서 김진용 선생은 제주 전통에 유교 접목을 통해 우리에 가르침의 소재를 두 오름의 이름에서 의미를 찾고 있는 듯하다.
 특히, 제주의 전통가옥을 보면 한울타리 안에 이문간(대문)을 중심으로 두 채의 집을 짓고 안거리(안채) 밧거리(바깥채) 구조를 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은 밧거리에는 부모가 살고 안거리에는 장남이 살았었다. 부모가 안 계시면 장남이 출가하기 전까지 동생들의 생활터전을 밧거리에 마련해 돌보는 아름다운 전통을 갖고 있는 곳이 제주도이다. 이런 연유로 안새미와 밧새미 오름이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명도암 마을에 있는 형제와 관한 지명을 담은 두 오름의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효와 우애를 연상시킬 수 있는 이 마을의 기풍이 예사스럽지가 않은 것은 이곳에 처음 터를 잡은 명도암 김진용 선생의 교육 진흥의 공덕을 기리는 유허비에서 알 수가 있다. 
김진용은 제주에 은거하면서 훈학에 힘쓰는 한편 1659년에 당시 제주 목사였던 이회에게 건의하여 고득종의 옛 집터(현 오현단)에 제주교육기관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장수당을 세워 육영에 평생을 바쳤다.
명도암은 후학들이 김진용을 가리켜 '길을 밝힌 사람'이란 의미로 붙인 호로서 나중에는  후인들이 김진용이 살았던 곳의 이름을 빌려 명도암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유학자의 정신이 살아있는 이곳에는 제주 절물휴양림이 위치하고 있고 천연기념물 제 159호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왕벚나무 자생지와 4·3 평화공원, 청소년수련원, 노루생태공원 등 관광휴양시설이 들어서 있는 유명한 마을로 알려져 있다.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가운데 그분은 안계시지만,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그의 가르침을 알 듯 모르듯 배우고 간다.

명도암 마을 전경.

제자들의 공부 열기가 꽃으로 피어났다

명도암의 발원지인 안새미 오름 위로 피어난 꽃들이 야단법석이다. 옛 주인인 명도암 선생을 닮아 소박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꽃들. 이곳을 걸쳐간 그의 수많은 제자들의 공부 열기가 꽃으로 피어난 듯 만개한 꽃송이들에서 환한 미소가 베어난다.
선생의 발자취는 그의 제자들에 의해 계속 발전되고 발전되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귀중한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이곳을 찾아보니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들의 아름다움에도 삼라만상의 이치가 있다고 명도암 선생은 길을 가는 사람에게 길을 밝히고 있는 듯했다.

<한기완 기자 / hankiwan@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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