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과 사회적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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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과 사회적 경제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12.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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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완 제주관광신문 편집국장
한기완 제주관광신문 편집국장

관광은 나라의 성덕(盛德)과 광휘(光輝)를 보는 것이다. 또 다른 뜻으로는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구경하는 것이다.

경제란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ㆍ분배ㆍ소비하는 모든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해 이뤄지는 사회적 관계를 의미한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사회적 경제가 지역관광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7년 10월 정부가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회적 경제는 우리 사회의 현안과제인 일자리 창출, 양극화 완화, 사회적 자본 축적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논의된다.

관광에서는 관광객의 지방분산, 지역의 취약한 관광산업 기반, 지역관광의 불균형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의 역할을 강조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조직 현황 분석 결과 관광이 전체 업종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관광이 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에서 사회적 경제는 초기의 공정여행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 이외에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래서 사회적 경제가 지역관광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가에 대해 자문, 가파도 프로젝트가 나오게 된다.

2012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와 현대카드, 지역주민의 참여로 6년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제주의 작은 섬, 가파도'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가파도 프로젝트는 '평평한 작은 섬, 가파도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지키면서도 주민의 생활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정의된다. '자연생태계의 복원, 섬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올 수 있는 경제기반 구축, 문화예술 공간의 확충과 지역문화 연계를 통해 마을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파도 프로젝트는 여행의 풍경을 제시한다. 평평한 섬의 특징에 맞게 건물의 키 높이를 낮추고, 버려진 집을 머무는 공간으로 바꾼다. 주민이 만든 현지의 맛을 경험하며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머무는 섬, 오래된 창고는 소통의 공간으로, 섬의 풍경에 문화와 예술이 더해진다.

특히 가파도에서 생산되는 농어업물 가공품의 개발과 판로를 확대하고, 여객선 매표소, 숙박시설 등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조성, 마을주민들이 사업 운영에 직접 참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들이 제시한 '가파도를 가파도 답게'는 지역관광의 본질인 지역의 정체성에 답이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사회적 경제는 정부나 시장이 충족하지 못하는 서비스 제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정부의 지원으로부터 자율성을 유지하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는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이유다. 관광 분야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접근은 '여행을 여행답게, 지역을 지역답게'로 시작야 한다. 문제는 지역 주민 주도의 지역관광 생태계를 만들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파도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레토릭에서 지속가능한 지역 생태계 구현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우리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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