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제조·가공… 일자리 창출·부가가치 이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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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제조·가공… 일자리 창출·부가가치 이바지
  • 제주관광신문
  • 승인 2019.12.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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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스스로 자신과의 공약을 만든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해양수산 성장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구상한다. 제주도에서 승진발령(6급)을 받고 북제주군에 내려와 약 16년 만인 2007년 1월에 제주특별자치도로 전입한다. 보직은 해양수산본부 해양수산정책과 양식가공담당이다. 마침 수산식품에 관심이 있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제주가 섬이라서 식품 산업이 적지라고 판단을 하고 있었다. 수산물 원물보다는 제조 가공을 할 때 부가가치는 물론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몫이 크다는 것이 산업 생태계다. 한국도 제조업 강국이다. 제조업 기반이 없으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없다. 제주가 관광 위주의 산업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수산물 산지 가공산업 전략을 김태환 지사에게 보고했다. 제주가 섬이고 청정 지역인 점을 고려할 때 식품 산업의 적지로써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받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몇 가지 장·단기 전략을 마련하고, 첫 번째 단계는 지구별 수협의 안고 있는 문제인 산지 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매입한 수산물의 처리 방안이다. 매입한 수산물 가격이 하락할 때 수협경영에 압박을 주는 골칫덩어리였다. 이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전 수협에 수산물 산지 가공시설을 지원하고, 부가가치를 올리자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로 민간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민간 영역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게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김 지사께서도 평소에 산업구조를 조정하고자 하는 복안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 후 일차 산업 10%,  이차 산업 10%,  삼차 산업 80%의 산업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하기도 한다. 즉 일차 산업을 축소 시켜 이차 산업을 키우는 전략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 지사께서는 어떤 예산보다 우선하여 수산식품 산업에 배정한 결과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수산물 산지 가공시설, 수산물 직매장, 서울 코엑스에서 제주 수산물 페스티벌, 서울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제주 수산물 이용 호텔 식단 개발 런칭, 수산물 홍보 마케팅, 수산물 지리적 표시제 등에 540억을 투자해 수산식품 산업의 토대를 혁신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HACCP 시설을 완비한 수산물 식품공장을 급격하게 성장시켜 나갔다.

예컨대 2008년 멸치가 과잉 생산됨에 따라 멸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일시에 어획한 멸치를 유통 처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어쩔 수 없이 마른 멸치, 사료 등 가공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마련하기로 하고, 통영 등지에 멸치 생산지를 찾아다니며 벤치마킹했다. 성산포 수협은 멸치를 이용한 양식 사료개발을 위해 냉동 냉장 시설에 40억 원, 서귀포 수협에 현대식 멸치 처리가공시설 15억 원, 모슬포수협은 멸치 탱크 개보수사업 등 21억 원과 민간에게 현대식 멸치 가공시설 2개소에 30억 원을 지원해 멸치잡이 분기초망 어업의 경영 안정화에 기여하는 멸치 사업화 계획을 과감하게 결정을 해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모슬포수협이었다. 당시 모슬포 수협은 경영부실수협으로 사업을 하려 해도 자담능력이 없어서 보조사업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모슬포 수협은 멸치 분기초망 어업의 주산지였다. 이 사업에서 제외하면 제주도 분기초망 어업 경영안정화계획에 구멍이 나게 생겼다. 모슬포 수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솔직히 해결 방법은 감사받을 것을 제쳐두고, 모슬포 수협을 회생시킬 겸 100% 보조 지원하겠다는 특단의 계획을 보고했다. 그 결과 과감히 결정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독려까지 해주었다. 사실 모슬포 수협을 회생시키고, 분기초망 어업인들이 생산한 멸치를 제값에 처리하고, 어업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게 시급했다. 그 결과 모슬포 수협은 경영 정상화를 달성했다. 그 당시에 김태환 지사께서 과감히 결정한 것이 빛을 발휘한 성공사례이다. 이때가 신명 나게 일할 맛이 낫던 시기인 것 같다.

김태환 도지사의 리더십이란 "직원들이 적극 행정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주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발탁하는 과감한 인사를 통해 도민을 위해서 공무원이 신바람 나게 일하게 했던 것"이다. 공무원 조직은 스스로 하려고 하는 자율적인 조직이 아니라, 도지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좌우되는 수동적인 조직이다. 김태환 지사께서는 공무원이 부지런할 때 도민은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깨 뚫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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