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이 함께 꿈과 생명이 넘치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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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이 함께 꿈과 생명이 넘치는 숲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12.30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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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문화 창출과 도민, 관광객들에게 산림욕을 제공
한라생태숲 안에 있는 구상나무를 매표소 입구에 옮겨 심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여 관람객들을 반기고 있다.
한라생태숲 안에 있는 구상나무를 안내소 입구에 옮겨 심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여 관람객들을 반기고 있다.

척박한 용암의 대지에 다시 녹음이 우거졌다. 오랜 세월 가시덤불만 무성했던 곳에 원래의 숲으로 돌아온 한라 생태 숲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결과로 버려진 땅이었던 곳에 시나브로 찾아오는 동물이 늘어나고 생물 종이 다양해지면서 생태계가 어느새 안정을 되찾고 있다.

잠든 용암의 대지를 깨운 것은 한 줄기의 빛이었고, 생명의 역사는 시작이 되었다.

한라생태숲은 한라산 일대 천연림 보존과 함께 가축 방목으로 훼손되어 방치되었던 국유림을 원래의 숲으로 복원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생태 숲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곳이다.

지리적으로는 한라산 북쪽 사면 해발 500~900m에 있으며 면적 196ha에 걸쳐 저지대의 난대성 식물에서부터 한라산 고지대의 한대성 식물까지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자연생태계 복원과 자생식물의 현지 내 보전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1997년 조성계획을 시작으로 용강동 5·16도로 한라산 기슭에 2009년 개원한 한라생태 숲은 산림 생태 휴양문화 창출과 도민, 그리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산림욕을 제공하여 또 다른 제주의 맛을 선물하고 있는 곳이다.

한라생태숲으로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반기는 식물은 구상나무이다. 서양의 크리스마스의 아이콘인 트리가 한라산 특산식물인 구상나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구상나무는 1907년 프랑스 출신 식물학자인 포리 신부와 포교 활동을 하던 타케 신부에 의해 한라산에서 채집되었다. 이 중 포리 신부의 채집본이 식물학자 어니스트 헨리에게 제공되어 1920년 한라산 구상나무의 존재가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원래는 크리스마스트리는 전나무와 독일가문비나무를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종들은 수고가 40m에 달하고 잎이 여백이 없어 장식하기가 힘들어 가정에서 트리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반면에 구상나무 수고는 18m 정도이고 가지 틈의 여백이 있어 장식하기가 수월하고 웅장하면서 화려하여 크리스마스트리로 최고였다.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국제적인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라생태숲에서는 구상나무종 보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구상나무가 크리스마스트리의 화려함을 보여주고 성탄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한라생태숲 입구에는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구상나무 트리를 장식해 놓았다.

한라산은 한반도 이남에서 가장 너른 품을 가진 뭍 생명의 고장이자 어머니 같은 산이다. 수컷 노루는 구상나무가 내준 길을 따라 암컷을 향해 쫓아간다. 구상나무가 길을 만들고 노루가 뛰노는 익숙한 숲길에는 탐방객들이 붐비고 있다. 구상나무 열매, 오로지 한라산에만 군락을 이루고 있는 구상나무가 한라생태숲에서도 흔히 볼 수가 있다.

빙하기에도 거뜬히 살아남았다는 구상나무 숲에서 사유하며 걷는 느낌은 한라산 군락지를 떠나 이곳에서만 느낄 수가 있다.

한라생태숲 입구 사진.
한라생태숲 입구 사진.
한라생태숲 안 탐방로 모습.
한라생태숲 안 탐방로 모습.

한라생태숲은 방치되었던 야초지를 원래의 숲으로 복원 조성한 곳으로 난대성 식물에서부터 한라산 고산식물까지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편안한 휴식공간과 다양한 자연생태계의 자연현상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곳이다. 이곳에서 휴식과 함께 자연생태계의 다양한 현상을 관찰하며 즐길 수 있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방법을 방문객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또한,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도의 온·난대 수종 및 한라산 고산대 희귀수종에 대한 유전자원 보급이 시급한 시점에 이르렀고 또 한라산의 식생파괴가 확산하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훼손 지역 복구를 위한 식물증식 및 내한성 적응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난대식물에서부터 한라산 고산식물까지 다양한 제주 자생식물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으며, 식물 유전자원 보전 연구와 훼손 지역 복구를 위한 시험림으로써의 역할도 맡아있다. 숲이 복원되면서 식생이 안정되어 감에 따라 노루, 비바리뱀,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아 점차 안정된 숲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모든 생명이 땅속으로 피하거나 아랫마을로 떠났지만, 눈보라 속에서도 구상나무는 백록담을 지키듯 한라생태숲은 지구에 멸종위기 종들을 보호하고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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