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만큼 벅찬 감동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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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만큼 벅찬 감동이 있는 곳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1.1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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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부와 효자 이야기가 전해오고 知事 양두옥을 배출한 마을
청정에너지인 풍력발전기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청정에너지인 풍력발전기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여행지에서 그곳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는 삶에 포만감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지도 모른다. 한라산 자락이 전개되는 서부지역의 한 지역을 차지하는 한경면 동쪽은 해발고도가 높고 해안으로 갈수록 완만히 바다까지 이어지는 신창리에 왔다.

오늘은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한경면 신창리 이곳에서 삶에 충전해보려고 한다.

이번 찾은 신창리는 면 소재지로서 한경면을 대표할 만큼 가장 크고 번창한 마을 중 하나이다. 해안도로를 끼고 동쪽으로는 두모리, 서쪽으로 용당리와 서로 이웃하고 있다.

해안도로가 개설되고 2004년부터 풍력발전기가 설치되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세를 보이면서 여행객들이면 꼭 이곳을 찾는 곳이 바로 신창 풍력 해안도로다. 신창리 풍력단지는 수많은 풍력발전기와 하얀 등대가 찾아오는 여행객을 맞이하고 이국적인 풍력단지는 사진 명소로 더 많이 알려지면서 사진 마니아들이 겨울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고 더 많이 붐비고 있다.

해안도로와 접하는 벌내물과 싱겟물 공원정비로 너무나 아름다운 곳으로 변했으며, 청정에너지인 풍력발전기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벌내 연못은 희귀동식물 서식지로서 환경부 보호야생식물 39번 갯대추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지난 2004년 제주 한경면에서 1.5㎿ 규모의 풍력발전기 4기를 설치하며 풍력 사업을 시작하여 200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3㎿ 풍력발전기 5기를 추가로 준공해 사업기반을 다졌다. 남부발전은 제주 한경풍력이 성공적 운영을 기반으로 '국산 풍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 등 대규모 풍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에 부는 거대한 바람이 이곳을 통해 새로운 대체 청정에너지로 생산되는 것이 신비스러울 뿐이다. 쉴 새 없이 바람을 가르며 돌아가는 풍차가 전기를 생산한 이후로 척박한 땅이 전기를 생산하는 비옥한 전기 밭으로 청정전기 생산기지로 변모했다. 

해안의 구렁 바위와 바위를 연결한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다리 모습.
해안의 구렁 바위와 바위를 연결한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다리 모습.

잿빛이 더 많은 도심을 벗어나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신창 해변 도로에서 서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매번 차 타고 스치고 지나가기만 했던 이 도로를 오늘은 천천히 걸어보기로 했다. 가족과 함께는 종종 다녔어도 혼자만 떠나온 것은 처음. 전날까지 변덕스러운 날씨마저 기다렸다는 듯이 환하게 개어주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신이 난다. 신창 해안도로 초입은 해안의 구렁 바위와 바위를 연결한 이색적인 다리가 유난히 아름답다. 초목이 앙상해지는 추운 계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마늘밭에 초록은 계절과 함께 더 짙어져 가고 있다. 뜨거운 용암이 빚어낸 멎진 해안 절경을 지나 차가운 바닷 바람을 온몸으로 뭍인 채 계속 걸어서 나가다 보니 이미 마을 쪽으로 접어든다.

추운 계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초록으로 물든 마늘밭 모습.
추운 계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초록으로 물든 마늘밭 모습.

옛날 신창리에 양원방의 처 강 씨가 있었다. 그녀는 가난한 집안에 시집을 왔으나 천성이 어질고 착하여 시집살이에 온 정성을 다하였다. 특히 시어머니는 사지를 못 쓰는 형편이었다. 극진히 봉양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설상가상으로 남편마저 중병을 얻어 칠팔 년을 눕게 되어 백방으로 구안하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그 보람도 없이 죽었다. 이에 그녀도 따라 죽고자 결심했다가 불구의 시어머니와 어린 자식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마음을 고쳐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남편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 온갖 정성을 다하여 불구의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자식을 잘 키워 성공시키자 마을 사람들이 효부 강 씨라 칭송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런 내용의 효부와 효자 이야기 많이 전해오는 신창리 주민들은 효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고 한다. 특히, 효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을 무척 사랑할 줄 알고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애국심도 투철할 것이다. 그래서 이곳 출신 중에는 지사 양두옥과 이웃 마을 지사 김정맹 등 애국지사를 배출했을 것이다.

어느덧 여정을 마무리할 시점에 일몰이 시작된다. 일몰이 단순히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내일 다시 떠오를 준비하러 들어간다. 마지막 빛이 이렇게 강렬한 데, 내일 아침에도 또 강렬한 새 출발을 준비하러가는 것 같다. 꺾이지 않는 삶의 의지가 있기에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신창리에는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벅찬 감동이 바로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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