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에 돗자리깔면 승객 태우는 '貨客船'…부산・목포 취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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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선에 돗자리깔면 승객 태우는 '貨客船'…부산・목포 취항
  • 김용덕 기자
  • 승인 2020.01.2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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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제주항 개관 당시 일본인들이 제주항 장악…도민 애환 서린 君代丸 취항
1945년 8월15일 해방되자 일본인 선박 자취 감춰…이후 소형선박 명맥유지
항만 개발 초기의 제주항 자연포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山地浦가 해상교통의 필요성에 따라 항만으로 커나가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부터 였다.
항만 개발 초기의 제주항 자연포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山地浦가 해상교통의 필요성에 따라 항만으로 커나가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부터 였다.

관광안내소란 이름으로 간판을 내걸었지만 수입실적이 전혀없어 물려받은 가산(家山)까지 처분한 정도로 경영압박을 받았던 당시 이동규(李東圭)는 길성운 7대 도지사가 주창했던 관광사업자 모집에 따른 '예산보조'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당시 현실의 벽은 너무나 두터웠다.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도의회의 예산 승인마저 부결, 전액 삭각됐던 것이다. 한마디로 청천벽력이었다. 당시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이동규는 절망에 빠지게 된다. 당시는 6.25전쟁이 끝난 직후라 관광은 일부 고위층이나 다니는 소비성 향락산업이라고 여겼다. 때문에 당시 도의회에서도 "도민들이 굶어 죽어가는 판인데 무슨 놈의 관광사업이냐"며 예산을 전액 삭감해 버린 것이다.

제주도의 예산 보조에 크게 의지, 현실과 동떨어진 관광사업을 시작, 가산까지 처분하며 무리한 관광사업에 모든 것을 건 이동규는 당시 이 같은 곤궁(困窮)의 처지를 상관인 16대 신상묵(申相默)경찰국장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당시 신 국장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신 국장은 도의회만 질책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더욱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이동규는 회상했다.

뒷바라지 해주겠다고 약속한 신 국장에게도 결국 팽(烹) 당한 이동규는 상관이 신 국장에게 감히 항변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당시 이동규는 "상관인 신 국장에게 항변한다면 그나마 경찰관직마저 지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두려움이 컸다"고 회상한 바 있다.

당시 이동규는 "관직에 있었기 때문에 관광안내소를 돌 볼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한마디로 '절망'이었다.

가산 처분과 기대했던 도의회의 예산보조까지 물거품으로 끝나 사실상 관광안내소는 '개점휴업'으로 심한 경영압박을 받는다. 모든 것이 눈 앞에서 사라질 위험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제주도관광안내소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제주관광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륙(連陸) 교통수단의 확충과 관광인구의 저변확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한 선결과제임을 인식시켜 주었던 시대였다.

우리나라 6.25동란 직후 당시 연륙교통수단은 배였다.

1950년 이전에는 화물선(貨物船) 또는 기타 선박에다 돗자리만 깔면 여객선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자리에 앉아 갈 수만 있다면 바로 여객선이었다. 여객선 운임도 선주가 타경쟁선사와 균형을 맞춰 선주가 임의대로 결정하던 시대였다.

이 같은 제도는 1950년 4월, 교통부장관의 운임허가제가 발표되기 전까지 계속됐다.

제주항이 개항된 시기는 1927년 5월이었다. 일제시대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육지부와의 연락은 있었다. 하지만 그리 빈번하지 못했다.

개항 후에는 일본인들이 제주항 운영권을 장악, 제주~일본 하관(下關, 지금의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니세키시), 제주~부산, 제주~목포 등지에 월 2~3회정도의 화물선을 운항시켰다.

당시 ▲제주~일본 대판(大阪)에는 1000t급으로 추정되는 철선이었다. 당시 제2군대환(君代丸)・순길환(順吉丸)・경성환(鏡城丸)・복본환(伏本丸)이 운항됐다. ▲제주~부산에는 황영환(晃永丸)・황려환(晃麗丸)・황화환(晃和丸)・초순환 ▲제주~목포는 태서환{太西丸)・보성환(寶城丸)・황화환(晃和丸) 등이 취항했었다. 이들 일본 소유 선박들은 1945년 8월15일 해방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해방이 되자 제주해상교통은 소형선박에 의해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당시 일본을 오갔던 군대환에는 우리 제주도민들의 애달픈 애환의 서린 노래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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