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A-1958년 3월 20일 제주노선 정기 취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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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A-1958년 3월 20일 제주노선 정기 취항
  • 김용덕 기자
  • 승인 2020.03.02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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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험비행… KNA 쌍발여객기 DC-3 만송호
서울~광주~제주노선 첫 취항…1시간 50분 소요
1958년 제주와 서울 간을 운항했던 KNA기의 모습이다. KNA기는 1958년 3월 20일부터 정기운항을 개시, 1962년 11월 30일 폐쇄됐다. 우측에 보이는 것이 당시 제주공항 관제탑.
1958년 제주와 서울 간을 운항했던 KNA기의 모습이다. KNA기는 1958년 3월 20일부터 정기운항을 개시, 1962년 11월 30일 폐쇄됐다. 우측에 보이는 것이 당시 제주공항 관제탑.

1950년대 후반 제주시내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지금의 관덕정에서 동문로터리까지가 고작이었다.

이 때 대한여행사가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은 10여대의 리무진버스 가운데 2대가 대한여행사 제주지사로 운전기사와 함께 내려보낸다.

이에 따라 제주에는 연간 3000여 명 정도의 관광객이 내도하자 관광사업에 뜻을 둔 사업가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게 된다.
1959년말 白亨錫씨가 운영하던 제주관광사업협회가 그것이다.

이보다 빠른 1957년 10월 14일에는 당시 남제주군에서 관광시설추진위원회를 발족, 님제주군 관광지 조성과 시설물 설치 작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1957년 당시는 재무부가 제주항을 '선어(鮮魚)수출항'으로 지정, 무역항으로 승격시켰다. 이에 따라 선박 왕래가 잦아졌다. 또 그 해 한국응용동물학회의 학술조사단 일행이 도내 학술 조사차 내도, 제주의 동물을 관광자원화하는 방법도 모색하게 된다.
이어 같은해 10월 2일에는 주한영국대사 하버트・J・에반스씨부부가 관광차 내도, 제주관광이 국제무대에 소개되기도 했다.
급기야 1958년 11월 8일 영국왕실 관광단 일행 11명이 방문해 제주가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이들은 관덕정에서 잤다. 또 자신들이 갖고 온 음식을 먹었다. 특히 당시 길성운 도지사의 안내로 해군경비정을 타고 관광에 나섰다.

이동규의 대한여행사 제주지사 설립이후 단체 관광객은 점차 늘어났다. 그러나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연륙교통편은 배편이 유일했다.

당시 제주관광이 사는 길은 KNA (Korean National Airline)의 제주유치밖에 없었다.

당시 이동규가 설립한 제주도관광안내소는 대한여행사를 통해 KNA 제주유치작전을 폈다. 도당국의 협조도 있었다. 당시 길성운 제주도지사가 KNA측에 직접 항공기 제주취항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그러나 KNA측은 "좁쌀 먹는 20만 도민중에 비행기 탈 사람이 몇 명 있겠느냐"며 두 번씩이나 취항을 거절했다. 이에 도당국과 이동규는 끊임없이 KNA를 상대로 설득작업에 나섰다.

특히 1958년 2월 25일 열렸던 KNA의 납북(拉北) 여객기 송환요구 도민궐기대회 등에 자극받은 KNA측은 그해 3월 13일자로 제주취항을 하겠다고 밝힌 다음날 3월 14일 제주상공에 비행기를 띄웠다.

이 날 KNA의 제주취항을 위한 시험비행을 축하하기 위해 길성운 도지사를 비롯 KNA 신용욱(愼鏞頊)사장, 도내 각급 기관장과 도민 등 1000여 명이 제주비행장에 모일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다.

당시 시험비행에 나선 KNA 쌍발여객기 DC-3 만송호(晩松號-정원 28명)는 KNA 사장과 교통부 및 항공사 관계 직원, 승객 등 28명을 태우고 낮 12시 50분 서울 여의도 비행장을 출발해 오후 2시 40분 제주비행장에 도착했다.

KNA는 1958년 3월 20일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광주를 경유, 제주노선에 정기 취항했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하늘여행길'이 트인 것이다. 제주관광 도약의 발판이 만들어진 것이다.

KNA의 제주노선 정기 취항을 계기로 KNA 제주지사(지사장 이동규)까지 설립, 이동규의 제주도관광안내소와 함께 운영됐다.

당시 서울~광주~제주 항공요금은 1만9500환이었다. 관광객은 할인 요금이 적용돼 1만7600환이었다. 제주~광주는 선박회사와의 운임경쟁을 고려, 30% 할인된 7700환이었다.

제주~광주 항공요금이 이 때부터 타 노선에 비해 값싸게 책정된 것도 "요금이 비싸면 승객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항공기 취항이 취소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당시 이동규 KNA 제주지사장의 설득 때문이었다.

KNA는 정식 취항 후 10일 만에 서울~제주 직항노선으로 변경, 이틀이나 걸렸던 제주~서울 여행길이 1시간 50분으로 단축되는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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