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0월 태동…우리나라 최초 민간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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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10월 태동…우리나라 최초 민간항공사
  • 김용덕 기자
  • 승인 2020.03.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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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4명 채우지 못해 운항 중단되기도
6・25 전쟁 발발로 軍에 '징발'… 민간항공 노선 '아웃'
1950년대 후반에 설립된 濟州觀光事業協會 사무실(珼朝日薬局자리) 앞에 선 당시 협회간부들. 중앙에 안경쓴이가 당시 백형석(白亨錫).
1950년대 후반에 설립된 濟州觀光事業協會 사무실(珼朝日薬局자리) 앞에 선 당시 협회간부들. 중앙에 안경쓴이가 당시 백형석(白亨錫).

오랫동안 동지나해 격랑의 파도속에 갇혀온 제주가 1950년대에 설립된 제주도관광안내소와 대한여행사 제주지사 설립 등 제주관광의 문은 열렸다. 그러나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거의 없었다.

전국을 통틀어 오직 서울 반도호텔내 대한여행사의 주된 업무도 여행 알선이 아닌 철도 구간 기차표 파는 게 전부였다. 이동규의 관광안내소 직원들도 관광이라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시대였다. 암울한 시기였다. 반전이 필요한 때였다.

1957년 11월 설립된 대한여행사 제주지사를 계기로 '관광모집 붐'이 서서히 일기 시작, 이른바 '계모임'을 통해 단체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주는 그야말로 관광의 불모지였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하루꼬박 걸리는 심야의 험한 뱃길에 모두 나가 떨어졌다.

이들 단체들이 제주 동부두에 도착할 때면 업거나 부둥켜안고 내려야 할 만큼 관광기반시설이 턱없이 모자랐던 시절이었다.

숙박시설도 마찬가지였다. 1958년 11월 8일 첫 외국인 단체관광객이라고 불리우는 영국 왕실관광단 11명이 내도했을 때 이들은 관덕정에서 자고 자신들이 자신들이 갖고 온 먹으며당시 길성운(吉聖運) 도지사의 안내를 받으며 해군 경비정을 타고 관광할 정도였다.

특히 1957년 발족한 남제주군 관광시설추진위원회와 이동규의 관광안내소, 1959년 설립된 백형석(白亨錫)씨의 제주도관광사업협회조차 관광개발을 향한 사업성과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1958년 2월 25일 대한국민항공사(大韓國民航空社, Korean National Airline, KNA) 송황요구 도민궐기대회가 열려 동년 3월 13일 KNA가 제주취항을 하겠다고 밝힌 다음날 시험비행에 나섰고 마침내 3월 20일 매주 목요일마다 광주를 경유하는 제주노선에 취항했다. 관광제주는 이 때부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본격적인 '하늘여행길'을 튼 KNA의 제주취항이야말로 '신혼여행 제주'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KNA는 어떻게 민간항공사업에 뛰어들었을까. 제주는 1945년 광복과 더불어 당시 모슬포비행장이 국방부 관리로 넘어가면서 비롯됐다.

이 때부터 민항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던 중 일제 조선항공사업사를 일으켜 민간항공을 이끌던 신용욱(愼鏞頊)씨가 1946년 2월 초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 비서인 윤치영(尹致瑛)씨의 지원 협조를 받아 1946년 3월 1일 조선항공사업사를 대한국제항공사로 개칭, 미 군정으로부터 정기운송사업 면허를 취득, 2년 뒤인 1948년 10월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항공회사인 KNA를 탄생시킨 것이다.

KNA는 출범과 동시에 일제(日製) 비행기 사용을 전면 거부, 미・영(美・英)이 제작한 구식 비행기로 연마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스틴슨(Stinson)기 3대를 구입했다.

스틴슨기는 2차대전 중 미 육군이 관측용으로 사용했던 경비행기로 전후 5인승(조종사 포함)으로 개조한 것이었다.

KNA는 항공기가 확보되자 서둘러 서울~광주~제주와 서울~부산, 서울~강릉, 서울~웅진 등 4개 노선에 취항하겠다고 신고했다.

KNA는 이듬해인 1949년 2월 1일 서울~광주~제주노선을 비롯 나머지 3개 노선에도 켜항공기를 취항시켰으나 항공여행이 생소한 당시 승객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웠다.

KNA는 1회 운항에 4명의 승객밖에 태울 수가 없었는데도 4명의 승객을 확보하기 어려워 제주노선의 경우 운항이 중지되고 서울~부산 노선도 1일 1회로 한정되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6・25전쟁이 발발, 스틴슨기 3대 모두 군에 징발, 민간항공 모든 노선이 끊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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