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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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박물관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3.09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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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인들의 과학적인 안목을 짐작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곳… 세계 술 박물관
소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줏고리 모습.
소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줏고리 모습.

'술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하듯이 술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음식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공통으로 가장 많이 즐겨 먹는 음식이 술이다. 인류 최초의 술을 만든 것은 인류가 아닌 자연이 만들어낸 술이다. 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보다 훨씬 앞섰다고 하는 학설이 있다. 이는 밀림 지역 작은 물 엉덩이로 과일이 떨어져 자연 발효가 이루어지며 알코올이 발생하여 물에 녹아들었다. 그 물을 마신 원숭이가 비틀거리는 것을 보고  인간이 따라 한 것이 술의 시초라는 설이 있다. 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술의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옛 선인들의 과학적인 안목을 짐작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제주 술 박물관이 서귀포시 표선에 있다.

세계 술 박물관은 세계 각국의 나라에서 생산된 술을 전시하고 있는 술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에서 온 가족이 함께 술을 주제로 옛날부터 전래하던 술 빚는 방식과 도구 사용 방법을 관람할 수 있다. 부모 세대 때에는 시골길을 지나가다 보면 집집마다 술 익는 냄새가 날 정도 우리 민족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는 친숙한 식품이다. 술은 흔한 음식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귀한 음식이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잘 빚은 술을 잘 보관해뒀다가 조상님 제사상에 올렸다.

옛날 술 빚는 방식과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옛날 술 빚는 방식과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세계 술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옛날 술 빚는 도구를 보면 고생했던 옛 생각이 떠올릴 것이며 즐겨 마시던 술들을 마주하는 순간 즐거웠던 옛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날 것이다.

세계 술 박물관 전시장으로 들어서자마자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소줏고리에서 소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쌀과 누룩, 그리고 물을 재료로 사용하였다. 누룩의 주재료인 통밀을 맷돌에 입자를 거칠게 갈아 놓은 다음 밀을 찧거나 빻아놓은 가루에 물과 버무려 틀에 넣어 모형을 성형하고 누룩을 만든다. 다음부터가 본격적인 술을 빚는 과정이다. 발효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밑술 재료 중 고두밥을 쓴다. 시루에 쌀을 담아 증기로 쪄서 지은 밥이 고들고들하여 '고두밥'이라 부르며 누룩과 발효가 잘된다. 고두밥이 완성되면 누룩을 절구에 넣고 치대기 좋게 잘 찧어준다. 이어 아주 차갑게 식힌 고두밥과 누룩을 치대고 난 후 잘 버무린 고두밥과 누룩을 술독에 안치고 일정한 온도로 숙성시킨다. 숙성이 끝난 술독에 용수를 깊숙이 박아 넣고 그 안에 고여 드는 맑은 술을 떠내는 것을 청주 뜨기라 한다. 발효가 끝난 탁주에 물을 탄 후 지게미를 체로 걸러내고 막걸리를 받는다.

발효주 탁주는 알코올 도수가 18%의 낮은 도수 술이라서 변질하기가 쉬워 오랫동안 보관하여 먹을 수가 없었다. 지혜로운 우리 선조들은 보관이 용이하게 발효한 술을 소줏고리로 발효된 술을 알코올 끊는 점을 이용하여 소주를 만들었다. 이로써 알코올 40%로의 높은 도수의 술을 계절과 관계없이 두고두고 필요할 때마다 바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이런 과학적인 방법을 두고 우리나라 지역마다 전통주 빚는 명인, 장인들이 나왔다.

세계 각국의 유명한 술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세계 각국의 유명한 술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양주'는 서양 사람이 마시는 모든 술을 말한다. 세계 각국의 술을 보다 보니 지금까지 무심코 지나쳤던 술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술의 황제 브랜디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술이다. 와인을 증류하여 오크통에서 몇 년 또는 몇 십 년을 숙성 시켜 만든 술이다. 술의 품질을 프랑스 정부에서 보장함으로써 믿고 마실 수 있어 세계적으로 많은 마니아 거느린 술이다. 코냑의 5대 메이커는 카뮈, 헤네시, 레이미틴, 레미마르탱, 꾸브아제 등이 있다.

브랜디가 프랑스 술이라면 영국은 위스키이다. 맥주를 증류하여 만든 위스키는 보편적이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마시는 술이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명주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각 나라마다 특별한 술이 있다. 소련 보드카, 멕시코 데끼라라, 중국 백주, 일본 샤케, 진, 럼 등 다양하고 많은 술이 있다.

수백 년 된 많은 술을 보존·전시하고 있는 외국 술 박물관처럼 제주에 있는 세계 술 박물관도 앞으로 계속 전국에 수많은 양조회사의 술과 자료를 계속 수집하여 아주 먼 훗날까지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술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술 역사박물관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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