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처럼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며 아름다움이 넘치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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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처럼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며 아름다움이 넘치는 마을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3.09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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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접해 있으면서도 평야가 잘 형성되어 있는 곳
해안선 단애 위에 돌출한 반달 모양인 수월봉 모습.
해안선 단애 위에 돌출한 반달 모양인 수월봉 모습.

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름다운 마을이 있다. 용수리와 고산리에 걸쳐 해안에 바다를 뚫고 나온 큼직한 덩치로 서 있는 당산봉과 해안선 단애 위에 돌출한 반달 모양인 수월봉을 감싸 안은 곳, 제주시 서쪽 끝 마을, 한경면 고산 1리다.

상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사적 제412호인 고산 선사유적지가 있는 고산리는 역사의 고장이다. 토끼와 염소를 풀어놓은 자연과 같이하는 아름다운 섬 차귀도와 전설이 숨 쉬는 수월봉에서 바라보는 그림 같은 바다 등의 자연경관은 제주를 찾는 사람들을 여기로 불러들인다. 자구내 포구로 들어가면 배낚시와 먹거리가 풍부하고 제주의 또 다른 멋스러운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다.

바쁘게 사느라 지치고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섬, 남녘땅 제주도에 생각나는 동네 고산1리. 수월봉을 따라 자구내 포구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철 푸른 바다가 넘실대고 경이로운 기암괴석이 여행자를 유혹한다. 오늘도 자연은 소리 없이 순항하고 바람과 구름은 홀연히 눈앞에 어슬렁거리며 사라진다. 왼쪽은 푸른 물결을 거느리고 오른쪽을 쳐다보니 드넓은 평원에는 마늘과 양파, 감자가 겨울바람을 맞으며 자라고 있다.

초목이 앙상했던 추운 겨울도 벗어나는 푸른 섬은 계절과 함께 더 짙어져 가고 있는 듯하다. 뜨거운 용암이 빚어낸 멋진 해안 절경을 지나 차가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뭍인 채 계속 걸어 나가다 보니 자구내 포구에 도착한다.

자구내는 한라산 영실 존자암에서 발원한 세 갈래 중 하나의 물줄기로, 고산1리와 2리에서 흐르는 여러 갈래의 물이 '한 내'에서 합류한 내(川)이다. 고산평야(차귀벵뒤)를 중심으로 굽이굽이 흘러 자구내 포구로 흐르는 고산리 설 촌의 젖줄기인 큰 내이다. 

제주도에서 유명한 고산1리 상징물 차귀도 모습.
제주도에서 유명한 고산1리 상징물 차귀도 모습.

고산뿐 아니라 제주도에서 유명한 '차귀도'는 고산1리 상징물이다. 전설에 따르면 중국 호종단이 귀국 도중 고산 앞바다에서 한 마리 날쌘 매가 날아와서 폭풍으로 변해 배를 침몰 시켜 귀국하는 것을 막았다 하여 '차귀도'라 불린다. 섬의 대부분은 띠나 억새가 많이 자생해 초지대를 형성하고 있고 부분적으로 곰솔 조림지도 있다. 차귀도에는 82종류의 식물의 서식 하고 있으며 나무는 13종류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바다직박구리와 흑조 등이 텃새가 벼랑의 바위틈에 등지를 만들어 서식하고 있으며 철새로는 도요새류와 오리류 등이 찾아온다.

차귀도를 주변으로 눈섬(누운섬), 지실이섬, 상여섬(화단섬), 생이섬, 썩음섬(형제섬)이 군도를 이루며 고산1리의 사시사철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고산1리는 논농사가 유명하여 바다와 접해 있으면서도 평야가 잘 형성돼 있는 곳.
고산1리는 논농사가 유명하여 바다와 접해 있으면서도 평야가 잘 형성돼 있는 곳.

한경면에서 고산1리는 가장 유서 깊은 마을 중 하나이며 논농사로 유명하다. 바다와 접해 있으면서도 평야가 잘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날씨는 온화한 편이나 간혹 가뭄으로 농민들의 속을 태울 때가 많다. 수월, 노꼬라는 남매가 어머니가 병을 앓아 약초를 캐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어서 '수월봉' 또는 '노꼬물'이라는 전설이 내려오는 수월봉은 고산리 서쪽 해안선 단애 위에 당산봉과 나란히 돌출한 반달 모양인 해발 78m의 기생화산이다. 이곳에서 오르면  대한민국 최고의 일몰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며 차귀도 또한 국내에서 유명한 관광명소이다.

특히 수월봉 앞으로 펼쳐진 제주에서 보기드믄 광활한 평야 지대를 낀 구릉 지대인 바다 쪽 절벽은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고 바위틈에서는 '엉알'이라고 불리는 사시사철 흐르는 샘물이 흐른다.

고산리의 영험함이 넘치는 오름은 당연히 당산봉일 것이다. 고산리와 용수리 사이에 있는 높이 148m인 당산봉은 과거에는 '차귀악'이라 불리다가 이곳에 당이 있어 당산봉이라 붙여진 오름이다. 이 당은 대정현 성황사인 차귀당으로 뱀 귀신을 모셔 제사하던 곳이다. 이곳에 좌정한 당신을 '법서용궁또'라 한다. 

고산1리는 신석기시대의 유물이 출토된 지역이 말해주듯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살아오는 마을로 아름다운 이유가 여러 가지있다. 옛날부터 사람들의 문화를 이루며 지금까지 이어왔고 동시에 드넓은 평야와 바다에 의지하며 척박한 자연을 싸우며 살아온 고산리 사람들이 지혜로운 삶이 이야기가 있다. 

시대에 따라 여기도 많이 변하고 있지만, 아직도 동화 속 마을처럼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며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품어 않은 아름다운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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