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초기 관광안내양 3명…전국 최초 전문 관광안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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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초기 관광안내양 3명…전국 최초 전문 관광안내원
  • 김용덕 기자
  • 승인 2020.03.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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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사업협회 7인승 시발택시와 리무진버스로 관광나서
1961년도 제주관광협회가 내세운 전국 최초의 관광안내원, 왼쪽부터 김영희, 김경희, 오신자씨.
1961년도 제주관광협회가 내세운 전국 최초의 관광안내원, 왼쪽부터 김영희, 김경희, 오신자씨.

정부는 1958년 9월 17일 대통령령으로 지방관광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각 도에 지시하는 등 관광사업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제주도 역시 길성운(吉聖運)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관광위원회를 동년 10월 10일 발족시켜 관광개발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갔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 연간 3000여 명의 관광객이 내도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관광사업에 뜻을 둔 사업가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1959년말 백형석(白亨錫)의 제주관광사업협회가 대표적이었다. 사업협회는 4・19 이후 집권당이 바뀌자 대한여행사로부터 제주사무소와 버스 2대를 양수받아 관광사업을 영위해 나갔다. 이 때부터 관광사업협회는 관광안내소의 후발업체로 경영됐다. 그러나 사업협회는 사업부진으로 버스 2대와 여행사 사무소까지 대한여행사 본사에 반환되면서 2년도 채 안돼 사라지고 말았다.

특히 사업협회는 1961년 11월 10일 제주도관광협회 발기인 총회(초대 회장 康祐俊 제주신문사 사장)를 발족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제주관광사업협회는 관광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7인승 승합차도 마련했다.
제주관광사업협회는 관광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7인승 승합차도 마련했다.

사업협회는 당시 7인승 시발택시 5대와 대한여행사로부터 들여온 리무진버스 2대를 갖고 제주관광에 나섰다.

한편 주한 영국대사 하버트 J・에반스 부부가 제주를 본국에 소개하면서 1958년 11월 8일 영국왕실관광단 일행 11명이 제주를 찾아 처음으로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맞이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이들은 관덕정에서 자고 자신들이 갖고 온 음식을 먹으며 당시 길성운 지사의 안내로 해군경비정을 타고 관광을 했다.

1959년 말부터 1960년대 초 제주관광코스는 제주시를 출발해 용두암~협재굴~쌍용굴~산방사~안덕계곡~중문 천제연~밀감원~외돌개~서귀포~천지연~정방폭포~5・16횡단도로~삼성혈~제주시로 이어졌다. 이 밖에 오현단, 주정공장, 관덕정은 관광코스에 반드시 끼는 제주관광의 명소였다.

당시 서귀포 남제주군청 뒤편에 강창학(康昌鶴)이 돌로 쌓아 올린 10여m 높이의 전망대는 서귀포 일대 감귤밭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높았다.

또한 제주관광사업협회 소속 안내양이었던 김영희, 김경희, 오신자 등 3명은 골덴으로 만든 정복에 안내원 완장을 끼고 관광에 나섰는데 도내 최초 전문 관광안내양이었다.

당시 안내양으로 활약했던 김경희는 "제주관광에 나서기 전 일단 사무실에 걸려있는 홍보용사진으로 관광지를 설명한 후 관광객을 태운 뒤 관광에 나섰다"며 "당시 한달 월급이 2000원이었는데 관광객 중 한 사장이 관광안내를 잘한다고 팁으로 2000원을 줬는데 팁에 대한 개념이 없었을 뿐 아니라 큰일나는줄 알고 사양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당시 제주관광은 사업자 및 종사자들조차 인식이 덜 된 상태였다.

특히 1962년 8월 30일 82실의 서귀포관광호텔이 개관, 관광제주로서의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게 된다.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신진관광(新進觀光), 제주교통(濟州交通), 제주여행사(濟州旅行社), 대한여행사 제주지사(大韓旅行社 濟州支社), 한라여행사(漢拏旅行社(, 고려여행사 제주지사(高麗旅行社 濟州支社) 등이 있었다.

이들 업체들은 관광객을 자기 업체로 끌어들이기 위해 전세버스요금을 비롯 안내료, 여행요금을 덤핑, 공항이나 부두에서 관광객 쟁탈전을 벌이곤 했다.

이에 따라 제주관광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을 뿐 아니라 행정당국에서도 과당경쟁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방법을 강구, 1973년에 들어서면서 여행사를 강제로 통합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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