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 문화 시초, 청동기 시대 고인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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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돌 문화 시초, 청동기 시대 고인돌부터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3.15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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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속 돌 이야기… 제주 여자들의 한 '돌에 맺힌 문화' 담겨
제주시 용담2동에  있는 고인돌.
제주시 용담2동에 있는 고인돌.

최초의 제주는 섬이 아닌 아시아에서 가장자리에 위치한 대륙이었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번갈아 일어나면서 제주는 평야 지대와 대륙붕의 지대를 반복하다가 약 180만 년 전까지 이어져 왔다. 그 후 50만 년 전부터 화산활동이 계속되면서 5천여 년 전 마지막 화산폭발로 성산 일출봉과 송악산이 만들어져 마침내 오늘날 제주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그 이후로 고산리 유적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주에도 구석기인들이 본격적으로 거주하면서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로 이어지면서 많은 선사시대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 시기부터 제주의 돌 문화의 시초는 지석묘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에는 제주시 용담 2동 2624-1번지에서 건축 허가에 따른 구제 발굴 과정에서 움집터 29동, 굴립주 건물지 3동, 불다짐 소성유구 3기, 우물(집 수장) 4기, 수혈 유구 58기 등이 확인된 선사시대 유적지가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사적 제522호로 지정된 용담 지석묘군인 고인돌이 있다. 돌배라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부터 만들어졌던 사람의 무덤 양식인 지석묘는 고인돌과 돌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인돌은 외부 모양은 시신을 안치하도록 판자 모양의 돌을 사용하여 석실을 만들고 그 위에 큰 돌을 올려 완성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는 150여 기의 지석묘가 분포하고 있다. 그중에 제주시 용담동에 있는 선사 유적지와 몇 기의 지석묘를 통해 선사시대 제주의 모습을 짐작할 수가 있다.

제주시 산소에 있는 동자석.
제주시 산소에 있는 동자석.

그래서 제주문화 조형물은 대부분이 돌이 재료이다. 제주에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돌하르방, 관공서에 문지기, 묘소에는 동자석, 방사탑 등 돌을 재료로 제주도 특유의 종교와 문화를 표현한 석상을 만들었다. 이런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돌 문화가 각처에 널려있다.

제주시 산담 모습.
제주시 산담 모습.

제주의 묘를 산이라고 부른다. 봉분 주변으로 돌을 쌓아 울타리를 쌓은 것을 '산담'이다. 엄격한 신분제도가 타파된 현대는 산담 안에는 치장을 않지만, 예전에는 엄격한 신분제도 아래에서는 석물이 요란했다. 그중의 하나가 제주의 동자석이다.

생전에 권력을 갖고 부유하게 살던 사람들은 어린 동자를 데리고 다니면서 시중을 들도록 하였다. 그런 사람이 죽어서는 생전에 도움을 받고 살았던 동자를 죽어서도 데리고 살 수 있도록 갖추어 주었던 것이 산(묘)의 제주 동자석이다.

또한, 화산섬 제주는 거친 자연환경으로 밭은 척박하여 밭농사만으로 생활할 수 없기에 거센 바다를 개척하며 살아왔던 제주 사람들은 삶이 각박했던 것 이상으로 저승에서는 평온을 기원하며 영혼을 위하는 이승에서의 신앙에서 제주 동자석을 세웠다. 오름을 지나다가 우연히 만나는 동자석에 제주의 다양한 면모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동자석이 이승에서 다 못한 행복을 저승에서라도 편안하게 기원했다 하면 현생에서 고달픔을 미래 행복을 기원하며 세운 혜륜사 경내에 서자복이 있다. 

제주시 용담1동 동한두기 절동산에 위치한 해륜사는 제주에는 몇 안 되는 천년 가까운 세월을 같이 해온 오래된 가람이다. 가람 뒤로 펼쳐있는 용연은 푸른 녹음으로 우거져 있고 구름다리 위로는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세상사는 강물처럼 흘러가지만, 세간은 삶의 고단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조각배 타고 나간 남편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고, 바다 나가 돌아오지 못한 조상들의 극락왕생을 축원하기 위해 도솔천에서 내려다보면 찾기 쉬운 곳에 미륵부처 서자복을 이곳 사람들은 세웠다. 제주 석에 미래세계 부처님을 세세하게 표현을 하지 않고 간결하고 투박하게 표현하였지만 백성의 마음만은 서자복미륵 상호에 가득 넘쳐난다. 미륵은 어깨를 덮은 통 가사를 두른 모습이 영락없는 우리 할머니의 모습이며, 참배객을 내려다보며 중생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정토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하다.

제주는 돌과 바람, 그리고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고 부른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제주에 돌을 만들었고, 돌 때문에 땅이 척박하여 제주 남자들을 바다로 내몰았다. 그러나 바다 나간 제주 남자들을 바람이 물속에 수장시켜버렸다. 그래서 섬에는 여자만 남게 되었다. 설문대 할망과 오백나한 등이 설화 속에 내려오는 돌과 연관된 중심에는 제주 여자들이 한이 돌에 맺혀 문화로 승화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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