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정겨운 제주만이 정을 느낄 수 있는 제주 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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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정겨운 제주만이 정을 느낄 수 있는 제주 초가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3.21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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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재료를 가지고 거친 바람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든 집
제주민속촌에 있는 제주사람의 정이 담겨있고 자연과 문화가 전해오는 제주 초가.
제주민속촌에 있는 제주사람의 정이 담겨있고 자연과 문화가 전해오는 제주 초가.

돌과 바람, 그리고 여자가 많은 섬, 제주. 바람이 많은 섬에 살았던 옛 제주 사람은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했던 삶의 지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제주의 초가집이다. 삶의 보금자리 제주 초가집에는 제주의 가족 구성과 생활양식을 비롯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제주는 사면의 바다로 둘러싸여 여름에는 태풍, 겨울에는 북풍한설로 일 년 내내 제주는 바람과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편한 삶을 누리기 위해 지었던 초가에서 제주 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그대로 남아있다.

제주 초가의 재료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전부다. 지붕으로 쓰이는 새(띠)는 산이나 들에 많고, 벽체를 이루는 돌은 제주에 흔하다 흔한 재료다. 집을 짓는 방법은 먼저 대부분이 사람들은 남향집을 원하지만, 정남향을 맞추기가 쉽지가 않지만, 대부분 지역이나 지형에 따라 집을 건축했다. 

제주 초가의 건축학적 양식은 우리나라 다른 지역의 주거방식과는 많은 특이성이 있다. 제주의 지역적인 특수성 때문에 주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거친 바람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든 집이 제주 초가다. 산이나 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새(띠)를 지붕재료로 썼다. 초가는 바람의 영향을 덜 받아 새(띠)가 강한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지붕의 경사도를 완만할 뿐 아니라 지붕 자체도 낮다. 새(띠)로 만든 굵은 집 줄로 세로와 가로를 격자로 엮어 거친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단단히 묶었다. 다른 지방의 초가와 달리 용마루를 얹지 않은 색다른 모양새, 마치 조개껍질처럼 납작 엎드려 있는 형태 또한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벽은 제주 현무암을 잘 다듬어 쌓고 그 안 내벽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대나무를 이용하여 얼기설기 엮어 뼈대를 만들고 진흙을 발랐다. 흙벽은 방안이 습할 때면 습기를 먹고 건조할 때는 습기를 내뿜어주어 자연적으로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런 재료를 이용했기 때문에 제주의 초가는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하다.

제주 초가의 난방장치에서 꼭 있어야 할 굴뚝이 없다. 이는 바람 많은 제주에서의 굴뚝은 오히려 역풍을 받아 불이 꺼지거나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제주 자연환경에는 비효율적이었다. 대용으로 사용했던 방법이 ‘굴묵’이라는 제주만이 난방방식이었다. 초가에 들어서면 방마다 벽장(벽 중간 이후로 붙박이장)이 있다. 이는 비를 피하고자 굴묵 아궁이를 덮기 위한 장치이다. 굴묵은 아랫목까지 가로 새로 한자 반 정도 크기로 불을 피울 수 있도록 방 밑으로 굴을 판 모습이다. 굴묵 안으로 땔감을 집어넣고 불을 피우고 어느 정도 불이 타면 밤새 천천히 타들어 가도록 판석으로 입구를 막았다. 그 틈새조차 잿가루로 막아 공기의 소통을 차단했다. 특히 굴묵의 땔감으로 부잣집은 장작이나 지들컷(나뭇가지나 깨끗한 건초 등)을 사용했지만, 가난한 집은 마른 말똥을 산에 가서 줍고 와서 땔감으로 이용하였다.

울타리 내 건물배치를 보면 제주 사람들의 부모와 출가한 자식 간에 어떻게 함께 살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제주의 초가는 보통 2칸에서 4칸 집으로 구분을 하는데 울타리 안에 배치된 집의 수에 따라 두커리집, 네커리집 등으로 구분했다. 마주하는 두 채인 경우 안거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로 부른다. 안거리의 뒤뜰인 안뒤, 텃밭인 우영, 외양간인 쇠막, 화장실 통시, 식사공간인 쳇방 등 생활에 필요한 공간들이 지혜롭게 구성되어 있다. 부엌이 따로 있어 한 식구일지라도 따로 식사했다. 이는 제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한 주거 양식이다.

제주의 옛집인 초가는 대부분 사라지고 지난 1978년 민속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지역마다 몇몇 채는 보호받고 있다.

애월읍 하가리에는 문형행 가옥 외에 몇 채가 있으며 제주시 삼양동의 강운봉 가옥, 성읍 한봉일 가옥 비롯하여 도내에 몇 곳이 있으나, 하나같이 박제화된 상태지만 남원읍 신례리 양금석 가옥은 드물게 관리와 보존이 잘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곳에서 생활까지 하고 있다.

제주 초가에서 제주사람의 정이 담겨있고 자연과 문화가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모시(말과 소)가 넘나들지 못할 정도의 높이로 돌로 울타리를 쌓고 좁은 마당의 한쪽을 차지한 초가의 모습은 소박하고 정겨운 제주만이 정을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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