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소나무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 '절망에서 희망이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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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소나무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 '절망에서 희망이 싹튼다'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05.23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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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봉우리·제주항이 어우러진 사라봉·별도봉

[편집자 주] 사라봉과 이웃하는 별도봉은 높은 봉우리와 제주항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명소로서 제주시민들의 휴식공간과 시민들의 운동하는데 널리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이런 이곳에는 슬픈 역사와 한 맺힌 사연들이 흔적들이 남아있다. 이런 사연들을 보면서 우리 삶을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사라봉 동쪽에서 별도봉까지 산책로가 이어져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을 할 수 있다.
사라봉 동쪽에서 별도봉까지 산책로가 이어져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을 할 수 있다.

사봉낙조와 깎아지른 기암절벽이 장관

제주시 관덕정에서 2km 쯤 떨어진 제주항 동쪽 바닷가에 접해 있는 사라봉과 별도봉이 있다. 지는 햇살이 산 전체를 비추면 마치 비단을 펼쳐놓은 듯 아름답다하여 붙였진 사라봉.
이웃하는 별도봉은 남쪽으로는 완만한 산새를 유지하는 여느 오름과 비슷하지만, 바다와 접하는 북쪽은 칼로 절단한 것처럼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가 웅장한 느낌마저 들기에 예로부터 벼랑에 이르는 길목이라는 의미의 오름이다.
이 두 오름에는 2010년 제11회 전국 아름다운 숲 부문에서 사라봉 해송 숲이 아름다운 어울림 상을 수상한 이후로 그 유명세는 더 높아만 가고 있다.
특히 사라봉동쪽에서 별도봉까지 산책로가 이어져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을 할 수 있는 이곳은 제주 시민들 뿐 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이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아름답고 신성한 사라봉과 별도봉 곳곳에는 제주국제공항의 옛터인 정뜨르 비행장과 제주항을 방어하기 위해 구축한 일제 진지동굴이 수없이 많다.
이는 당시 일본군 군사시설의 하나로 태평양 전쟁말기 수세에 몰린 일본군이 제주도를 저항기지로 삼았던 침략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자살바위 등에 얽힌 이야기 속에서 그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자살바위 등에 얽힌 이야기 속에서 그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은 사라봉과 별도봉에는 배드민턴장, 국궁장 등 시민체육시설이 완비되어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에 열중을 하는 모습과 해송 밑에는 삼림욕을 즐기며 도란도란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가족, 연인, 혼자만 나온 사람 등 다양한 계층이 자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가 있다.
사라봉시민공원은 앉아 있으면 누구나 평화롭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지만 70여 년전 만 해도 이곳은 암흑의 세월이었다.
그때 그 상처가 아물지 않고 사라봉과 별도봉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진지동굴에서 알 수 있는 듯하다.
그리고 옛 어른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자살바위 등에 얽힌 이야기 속에서 그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가 있다.

별도봉 애기업은 돌.
별도봉 애기업은 돌.

별도봉에는 애기 업은 돌과 자살바위가 있다

시민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는 가운데를 횡단하여 별도봉 중턱으로 난 순환산책로를 따라 가파른 언덕위에 서 있는 가난한 어부 부부의 슬픈 전설을 갖고 있는 애기 업은 돌이 있고, 바로 옆으로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깎아지른 낭떠러지 바위가 있다.
이곳이 우리나라 유일한 원조 '자살바위가'가 수풀에 숨어있다. 
근거를 찾기는 너무 빈약하지만, 옛 어른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다.
일제 강점기 때 조천에서 삼일독립만세운동이 발발하여 일제에 폭압적인 진압에 밀려 나온 젊은 열사들이 쫒기다가 이곳까지 몰렸다고 한다.
동과 서로 일본순사에게 포위당한 열사들은 검푸른 먼 바다를 보며 빼앗긴 조국의 망막한 현실 앞에 울분을 참지 못해 한 명씩 몸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후, 일본 패망이 다가오자 별도봉과 사라봉 일 때를 진지동굴을 구축하기 위해 제주사람들을 비롯한 남해안 일대 우리 국민을 강제 징용하여 땅굴을 파는데 동원되었다.
힘든 노역에 시달리며 춥고 배고픔에 이기지 못한 불쌍한 제주도민들이 힘든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살바위에서 한을 안고 아래로 몸을 던지고 또 던졌다고도 한다.
그런 사연들이 쌓이고 쌓여 서서히 이곳이 자살바위로 알려지면서 세상이 고단하고 힘든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전국적인 자살명소로 알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 번 더 생각합시다'라는 빛바랜 붉은 페인트로 쓰여 있는 자살바위에는 지금도 몇 년에 한 번씩은 이승의 한을 안고 저승으로 떠난 이의 소식이 가끔씩 들리지만, 우리 삶이 하루 속히 고통에서 벗어나는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다와 소나무의 조화가 아름다운 사라봉과 별도봉. 그 자리에는 절망에서 다시 희망이 싹이 자라서 고목으로 변하고 있다.
암흑의 세월의 지나 바위 아래로 펼쳐있는 검푸른 파도는 절망에서 희망이 노래로 바람과 해조음이 어우러져 우리를 편안케 한다. <한기완 기자/hankiwan@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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