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벗이 되기도하고 안식처가 되는 ‘제주아는 언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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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벗이 되기도하고 안식처가 되는 ‘제주아는 언니집’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5.2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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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는언니집 민트색 숙소동과 돌담집 카페동.
제주아는언니집 민트색 숙소동과 돌담집 카페동.

귀덕리 해안길에서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즐기다

프리랜서 바이럴 마케터로 활동하는 문현아씨는 '이기자'와 이주 동년배로 제주살이 4년째이다.
작년에 만났을 때만 해도 하이힐과 원피스, 서울살이 옷차림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생기발랄했던 그녀가 지난 4월에 제주 시내를 떠나 귀덕리에 새로이 터를 잡았다고 해 찾아 나섰다. 제주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중소규모 숙박업이 포화상태인지 오래인데도 그녀는 당차게도 '나 홀로' 게스트하우스 '제주아는언니집'를 오픈했다.
게스트하우스가 위치한 올레 15-B코스는 한림항에서 시작해 귀덕1리 어촌계복지회관~곽지과물해변~애월 한담해안산책로~고내포구로 이어지는 조용한 바당길(13.5km)이다.
게스트하우스 '제주아는언니집'은 여성전용으로 숙소와 카페 두 동으로 꾸며진 돌담집이다.
바다 앞에 자리해 탁 트인 전망과 넓은 마당, 거친 마당에 자리한 화이트 그랜드 피아노와 벤치, 또래 여성들 취향을 저격할 소품들, 빈티지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카페는 여행길에서 찾은 안전하고 소박한 '처녀들의 저녁식사' 장소로 일품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좋은 글귀를 읽으며 밤늦은 수다 속에서 우리가 그랬듯이 많은 청춘들이 한 숨 쉬어가기 안성맞춤으로 추억의 자락들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정호승 시인이 그랬던가.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바다가 아니고,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라고…. 꼬마 여사장 문 씨가 혼자서 농가를 임대하고 집안 안팎을 꾸민 흔적들에서는 새로운 일에 대한 설레임과 혼자 겪었을 '벌레 퇴치 전쟁'과 같은 치열함, 고단함 속에서 푸른 바다 저 멀리 춤추는 그녀의 고래를 만나는 듯하다.

2019제주 반려동물 페스티벌에 참가한 현아씨와 봉사자들이 개통령 강형욱과 기념촬영.
2019제주 반려동물 페스티벌에 참가한 현아씨와 봉사자들이 개통령 강형욱과 기념촬영.

'따로 또 같이' 트랜드를 '아는 언니' 현아씨

지난달 28일 가진 '제주아는언니집' 오픈행사에서는 오창석 북토크와 제주청년 2인조 어반앤제이의 라이브 공연이 있었다. 오창석씨는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최연소자로 출마해 당시 화제가 된 인물로, '국회의원에 출마해 아버지 퇴직금을 탈탈 털어 먹은' 선거 비하인드 스토리와 청춘이 겪은 인생의 쓴 맛 이야기로 전국 북토크 콘서트 투어 중이다. 오픈행사 참가비는 헌책을 받고, 동반동물에게는 목줄 필수이며, 아픈 청춘 이야기를 나누고, 문화공연도 즐기는 등 하루살이 같은 가벼운 관계이면서도 같은 공간에 있는 동안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묵직하게 고민도 나누는 2030 청춘들의 '따로 또 같이' 트랜드 키워드를 그녀는 잘 읽어 내고 있었다. 또한, '어른이' 취미생활로 유행하고 있는 뜨개질, 소품 만들기, 페이퍼토이 만들기, 색칠공부 등 프로그램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여행 공간으로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자신과 또래집단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라이프 스타일에 그대로 드러내고 잘 반영해내며 실현해 나가는 그녀의 추진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문현아씨는 야무진 부산여자로 본래 사회복지를 전공했는데, 반려묘를 키우다 보니 어느새 반려동물복지와 관련한 봉사활동에 더 열심이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에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보유한 가구 비율이 28%가량이라고 하니, 그녀 또한 반려동물 단체와 관련된 인간관계의 네트워크가 상당해 보였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외로움 담당 장관'이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외로움을 질병으로 인식한 영국 정부는 그 근거로 외로움이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보다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화사회에서 국민들의 '외로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 개인은 이러한 사회에서 '어떻게 (     ) 살 것인가'…, (블랭크)를 채워나가는 데 고민하며 노력하며 살고 있다.

<이정민 기자 / newgod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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