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하는 龍의 기운을 받고 만들어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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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하는 龍의 기운을 받고 만들어진 마을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5.22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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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에서 남쪽으로 2km 떨어진 중산간 마을에 위치…주민 80%가 감귤에 의존
감귤꽃 향기가 넘쳐나는 감귤밭 넘어로 용흥리 마을이 보인다.
감귤꽃 향기가 넘쳐나는 감귤밭 넘어로 용흥리 마을이 보인다.

멋스러운 소나무가 마을의 기상을 말해주듯 용마루 동산의 정기를 받은 제주시 애월읍 용흥리. 용흥리는 오래된 마을이다. 마을 동쪽을 감싸고 있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능선이 마치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해 사람들은 이 능선의 마지막 부분 언덕을 용마루 동산이라 부르고 그를 상징하여 용이 일어난다는 의미로 용흥리가 되었다. 용마루 동산의 기운을 받았다는 의미의 용흥리는 야트막한 동산들이 한라산의 맥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있는 곳곳마다 푸릇한 삶이 이야기와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용흥리는 마을 동쪽의 제한이 동산과 용마루 동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따라 소나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바람이 불 때 소나무가 숲이 넘실대는 모양이 물결 모양 같다고 하여 '송랑이'라는 멋스러운 곳으로 들어가면 여행에 별미를 느낄 수가 있다.

신엄리 일주도로에서 시작된 용흥리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석을 따라 언덕배기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을이 나온다. 용흥리는 신엄리에서 분리된 마을이다. 

용흥리는 해안가에서 남쪽으로 약 2km 떨어진 중산간 마을에 있으며, 해풍과 동남풍의 영향을 받지 않아 감귤 및 특용작물 재배의 최적지이다. 토양은 마을의 중심지는 화산토로 다소 척박하나 동과 북쪽은 사질토로 농경지로 적당하며 서쪽과 남쪽은 점질토로 매우 비옥한 토질이다. 이곳은 자연환경에서 보듯이 면적은 작지만, 자연적인 환경은 감귤재배지로 최적지로서 주민들의 80%가 감귤에 의존하고 있다.

5월의 시작되는 이곳에서도 감귤꽃 향이 마을 모퉁이를 돌 때마다 넘쳐난다. 농사지을 땅이 다른 지역에 비해 작지만, 주민들은 농가 소득 창출을 위해 마을 곳곳에 특용작물과 감귤 비닐 하우스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척박한 중산간 마을의 삶을 받아들이고 삶의 터전을 일궈낸 용흥리 주민들. 자식들을 다 키워 타지에 떠난 보낸 어르신들은 아직도 손에 일을 놓지 않는다. 쉼 없이 삶을 가꾸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절로 고개가 숙연해진다. 

용흥리에서 감귤원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니 우리 부모님이 떠오른다, 돌아보면 늘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시던 모습이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농촌 들녘이 분주한 가운데 농약 분무기가 감귤원 곳곳에서 돌아가고 한적한 마을을 걷다 보니 색다른 풍경이 이어진다.

애월읍은 부침이 많은 지역이다. 고려 시대에는 삼별초 군이 제주를 점령하여 고성 항파두리에 자리하면서 외세와 직접적인 충돌이 시작되었다. 

당시에 삼별초 군이 군량미를 보관하던 창고가 마을 북단에 창고 터가 있고, 와개왓이 당시에 모습을 상상할 수가 있다. 제주의 마을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신령스러운 맥을 따라 회룡음수형(回龍飮水形)의 풍수지리적인 명혈 대지에 위치한 마을로서 조상 대대로 자긍심이 대단한 마을이다. 마을 주변으로 동산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있어 마음 중심은 분지를 이루며 포근하고 풍요로움이 넘친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용마루 동산과 제한이 동산으로 펼쳐진 용흥리에 들어서자 마음은 평안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여느 마을과 달리 인적이 드물어 사람보다는 차량이 더 많게만 보인다. 감귤꽃이 막 개화하여 방문자는 짙은 감귤 꽃향기에 정신이 혼미해 오고 분주히 돌아가는 농촌 들녘은 농약 방재 작업으로 안개비가 가득하다. 부지런한 주민들의 풍요로운 마을을 이루며 살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을 터전을 잡은 조상들의 정신을 이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주민들의 조상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1800년대 초중반이라고 한다. 수백 년이 흐르는 시간 동안 들고 나기를 거듭하면서 그 이전의 주민들은 각기 흩어져서 그 전의 자세한 이야기는 알 수가 없다고 한다.

현재 120여 가구에 4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용흥리는 애월읍 대표적인 감귤 주산단지이며 1981년에 범죄 없는 마을로 지정되어 용흥리민의 선량하고 인정이 넘치는 마을임을 증명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일찍부터 감귤 농사를 지어 생활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인물도 많이 배출하고 있다. 예로부터 사방이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송냉이(松浪伊)라고 일컬어졌듯이 소낭의 기상이 드높은 마을, 제주시 애월읍 용흥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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