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귀환'의 저자 제이슨 바커와 함께하는 북 토크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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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귀환'의 저자 제이슨 바커와 함께하는 북 토크 콘서트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8.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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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학식을 가벼운 필치로 녹여낸, 지적 자극을 주는 책

<마르크스의 귀환>의 저자 제이슨 바커와 함께하는 북 토크 콘서트가 지난 3일 오후 6시 아트페이스. 씨에서 정치학 박사이자 미술평론가인 김웅기 선생님이 통역 진행으로 열렸다.

이번 북 토크 콘서트는 경희대(영미문화학과) 제이슨 바커 교수가 자신의 소설 <마르크스의 귀환>한국어판  출간 행사를 제주도에서 열었다. 

<마르크스의 귀환>은 경희대(영미문화학과) 제이슨 바커 교수가가 경쾌하게 써 내려간 카를 마르크스의 일대기 소설이다. 영국 런던 출신의 제이슨 바커 교수는 철학자이자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작가이면서 경희대에서 영화, 철학, 드라마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은이는 카를 마르크스의 일생을 "독일판 '기생충'"이라고 설명한다. 마르크스 부부가 생존을 위해 벌인 매일의 투쟁, 나름의 전략과 전술, 끝없는 돈 걱정과 여러모로 고통스러운 일상생활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속 가족의 모습과 닮았다고 한다.

외국의 평자들로부터 다소 불경스럽다는 묘한 찬사를 받았다는 이 책은, 역시나 거침없으면서 발랄하며 유쾌한 전개가 때론 무담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더욱이 책 앞머리부터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나 정치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마르크스가 얼마나 온건해 보이는지 흥미롭다"라며 한국 사회 비평까지 더한 점을 보면, 서구 백인 남성 지식인의 시각이 지나치지 않은가 의심스럽지만, 냉정과 열정을 오가는 필치와 섬세한 역사적 재현에 어느새 고개를 수굿하게 되는 것이다.

<자본> 탄생의 역사, 혁명의 역사를 중심으로 '인간 마르크스'의 땀과 눈물을 놓치지 않고 보여주는 이 소설에서 지은이는 뛰어난 지적 상상력과 학식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뿐만 아니라 토마스 아퀴나스, 단테, 스피노자, 루이 알튀세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군데군데 존재감을 과시하며 당대 유럽의 혁명적 문화와 지적 교류를 친근하고 생생하게 보여주어 뜨거운 역사적 현장 속으로 독자를 강하게 밀어 넣는 흡인력도 강하다. 덕분에 20세기 마르크스의 고뇌와 21세기 한국에서 살아가는 일상의 문제가 곧장 연결되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마르크스가 미적분학을 동원해 자본주의를 분석하는 모습이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혁명의 힘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라고 중얼거리는 장면들은 특히나 인상적이다. 아들을 잃는 슬픔을 겪은 뒤 아비의 유령을 만나 사투하듯 논쟁을 벌이고 "아버지를 위해 이 책을 쓴 게 아니에요! 노동자들을 위해 썼어요, 혁명을 위해서요!" 외치며 유산을 끝끝내 거부하는 모습에서 혁명적 사유를 멈추지 않은 한 사상가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 자신의 소설 <마르크스의 귀환> 한국어판 출간 행사하기 위해 제주에 온 제이슨 바커 교수는 제주의 제2공항 건설 계획에 "어안이 벙벙했다"며 "제주도를 돌아다니며 제주도민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모두 똑같은 말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도민들은 제2공항을 원치 않는데 도대체 왜 정부가 제 2공항 건설을 결정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바커 교수는 2011년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자신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맑스 재장전>이 파주에서 열린 DMZ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게 계기였다. 많은 평론가로부터 격찬을 받은 바커 교수의 소설 <마르크스의 귀환>은 19세기의 독일 철학자로 노동자들의 혁명을 예견해 여전히 논쟁적인 카를 마르크스 개인의 투쟁을 탐구한다.

"개인적으로는 마르크스가 예견한 폭력적인 혁명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는 바커 교수는 "세계 곳곳에서 우리가 뽑은 선출직 공무원들이 지구의 천연자원을 약탈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사기업들과 공공연히 공모한다"며 "자기 자신들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공동체와 생활 터전을 지킬 유일한 방법이 폭력밖에 없다는 식으로 합리화시킨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이슨 바커 경희대 교수(영미문화학과)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은 "거대한 부동산 투기의 물결을 불러올 생태계 파손 행위"라고 말했다.

바커 교수는 8월 10일까지 제주도 곳곳을 돌며 북 콘서트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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