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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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가?
  • 한문성 기자
  • 승인 2019.04.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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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성 편집인
한문성 편집인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봄기운과 함께 풀리면서 만물이 서서히 제 기운을 차려가고 있다.
제주의 곳곳은 왕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면서 봄이 완연해지는 느낌을 주고 있다.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광경이다.
왕벚꽃은 흐드러지게 피면서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봄기운을 완연하게 느낄 수없다. 아름다운 꽃이 피는 걸 시샘하는 날씨 탓이다.
꽃샘추위는 초봄에 날씨가 풀린 이후 다시 찾아오는 일시적인 추위로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듯 춥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꽃샘추위로 인해 한동안 봄기운을 완연하게 느끼던 제주에도 꽤 매서운 바람과 함께 옷깃을 여미게 한다.
우리는 꽃샘추위가 다가오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옛 시인의 구절을 떠올리곤 한다.
‘오랑캐 땅엔 꽃도 풀도 없어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은 중국의 4대 미인 가운데 한명인 왕소군(王昭君)이 흉노 땅으로 가게 된 이후 고향이 그리워도 오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 슬픈 사연을 노래한 당(唐)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에 나오는 구절이다.
요즘 제주관광업계가 처한 현실이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 것 같다.
새봄을 맞으면서 국내외의 환경이 침체돼 있는 제주관광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높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도내 관광관련업계에서는 오히려 2017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금한령(禁韓令)으로 인한 유커(游客)의 급감으로 침체기를 맞은 당시보다 제주관광의 현실이 더욱 어려워졌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관광객 수도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308만9129명으로 전년대비 3.2%가 줄었으며 외국인 관광객은 122만4832명으로 전년대비 0.5%가 감소했다.
관광객들의 씀씀이도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6186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인당 지출경비가 51만5825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만4482원이 줄었다. 2016년에 비해서는 7만6636원이 줄어들었다.
관광객이 감소하고 관광객 1인당 지출경비가 줄어드는 것은 제주관광에 직격탄을 퍼붓는 것과 다름없다. 즉, 제주경제의 전반적인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주관광의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제주관광의 활력을 회복시키는 일도 녹녹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며 양적 성장 위주인 제주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것도 반드시 이뤄져야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관광은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제주관광을 살리는 길은 곧 제주를 살리는 길이다. 제주관광의 체질을 개선하고 활력을 회복하는 일은 정책당국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그렇다고 행정만이 나서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지나친 가격 부담, 불친절한 응대 등 관광객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현실을 관련업계에서도 잘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제주관광의 새로운 길은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이를 올바르게 실천할 때 제주관광도 완연한 봄을 만끽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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