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이 서린 '제주 초가'…미니어처로 제작 '추억'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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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환이 서린 '제주 초가'…미니어처로 제작 '추억'을 만들다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05.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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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정통 초가집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보는 사람…공예가 김형중

사람들은 옛것과 마주할 때 추억에 잠긴다. 그 추억은 일상의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때론 위로를 해주기도 한다.
옛 제주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제주 초가를 미니어처로 제작하여 추억을 만들어주는 김형중 공예가가 제주시 용담1동에 살고 있다.
그는 결핵협회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면서 틈틈이 취미로 만들기 시작한 초가집 미니어처가 1994년 퇴직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제작하게 되었다.
제주시 이호동 출신인 김형중 공예가는 어린 시절 추억이 서린 옛 고향 초가에서 영감을 얻어 하나둘씩 초가집 미니어처를 제작하다 보니 500여 채를 넘기면서 숙명적인 길에 들어섰다.
작업의 시작은 나무 합판으로 터를 다지고 난 후 기둥과 안으로는 벽체를 먼저 만들고 그 위로 서까래를 올린다. 다음은 옛날 초가 전통방식 그대로 제주도에 흔히 널려있는 새(띠)로 지붕을 덮은 다음 제주에서 신사라(신서란)라 불리는 늘푸른여러해살이풀로 실처럼 가늘게 새끼를 꼬여 바둑판처럼 엮어나가면 조금씩 제주 초가의 전형적인 모습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벽체에 작은 돌과 붉은 흙을 발라 벽담이 완성되고, 정지(부엌)와 멍석자리, 마지막으로 물허벅  팡(물허벅을 올려놓을 수 있는 돌로 만든 장소)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니어처들이 쌓이고 쌓여 재활용한 재료를 사용한 작품만 1천개가 넘었다. 그는 재활용의 달인이라고 불리만큼 그동안 버려지는 자원을 실용적으로 재활용한 작품들의 가치를 인정받아 수많은 상을 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 정통 초가집 공예로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신지식인으로 등록되었다.
김형중 작가는 실제로 제주 초가집에서 나오는 나무를 재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만드는 것이 취미라서 주변에 쓸모없이 굴러다니는 자재들을 모아두었다가 쓰임새 있는 물건을 만들면서 초가를 만들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김 작가는 실력이 계속 발전이 되면서 1987년 전국공예품경진대회 제주시 예선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초가집 미니어처를 관광기념품으로 출시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 직한데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을 진정으로 알아주는 이를 위해서만 작품을 내주었다.
특히 제주에는 재일교포를 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일본에 친지를 방문하러 갈 때나 고향을 방문한 가족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여간 힘들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더 좋은 물건들이 많이 넘쳐날 때 일본 교포들에게는 선물 준비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희소식이었다.
해외 동포들에게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고향을 생각할 수 있는 선물로는 제주전통 초가집이 최고 선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꿈꾸는 세계를 이해해서 찾아오는 이웃들에게 선물용으로 만들어주었다. 이것이 소문에 소문이 이어지면서 많은 주문이 쏟아져 나왔지만 작가가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었기에 전부를 소화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것은 최고의 작품을 출시하려는 작가의 고집스러운 장인정신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김형중 작가의 작품을 모방한 제주 초가집 모형이 마트나 관광기념품점에서 유통되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조잡한 제품은 인정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제품들은 사라지고 김형중 작가의 작품은 더욱더 도드라지게 되었다.  
외국 손님이 머무는 제주의 유명 호텔에서는 제주를 가장 제주다운 모습을 보여줄 소재로 가장 안성맞춤인 것이 김형중 작가의 제주 정통 초가집 미니어처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초가집을 허물어 버려지는 나무를 직접 구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기에 실제적인 초가집의 느낌과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그리고 선인들의 지혜가 담겨 있고 새마을 운동의 근대화 바람에 급속하게 사라져간 그 초가집에는 우리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에 그 예술적 가치가 뛰어났다.
그 가치를 인정한 제주 유명 호텔에서는 비싼 가격에 매입한 김 작가의 작품이 로비에 하나둘씩 전시하여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에게 초가집에 묻어있는 제주 사람들의 정신과 지혜의 참모습을 알리고 있다. 해외동포들에 의해 해외로 퍼져나가던 김 작가의 작품은 전국 각지는 물론이고 일본, 프랑스, 미국, 캐나다, 해외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프랑스 등 해외동포와 외국인들에게도 소장돼 있을 정도라고 한다.
물질 만능과 천박한 자본주의가 현대사회를 병들게 하는 이때, 옛것에서 그 지혜를 찾아봄이 어떨까 싶다. 그것은 바로 김형중 작가가 만들어내는 제주초가집 미니어처가 답을 푸는데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기완 기자/hankiwan@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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