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순, 제주 어머니의 근원적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달빛 해녀' 展
상태바
강명순, 제주 어머니의 근원적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달빛 해녀' 展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9.25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해녀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바다에 색을 입힘
달빛해녀 강명순 초대전 포스터.
달빛해녀 강명순 초대전 포스터.

제주에는 자신을 '바다의 딸'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의 인생을 일컬어 물 아래 삼 년 물 위 삼 년이라 했을 정도로 숨을 참으며 바다를 평생직장으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바다에는 용궁이 있고 그 주변으로 전복과 소라가 지천으로 깔려있다. 그리고 사방은 온통 꽃으로 가득하다고 한다. 용왕은 용궁을 찾아온 딸들에게 올 때마다 빈손으로 절대 돌려보내지 않는다. 이처럼 바다 딸들의 삶에 이야기를 강명순 작가가 그림으로 캔버스에 풀어놓은 이야기가 있다.

제주 해녀에게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근원적으로 갖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감하는 단어, '어머니'. 그 어머니의 모습을 그림 언어로 문학화 시킨 강명순 작가 「달빛 해녀」 개인전이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제주시 이도 2동 연 갤러리에서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보존회(이사장 장정애) 초대로 개최한다.

강명순 작가는 "어릴 때 할머니와 어머니랑 바닷가 근처에 살면서 미역을 따 보려고 했지만,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숨이 차서 금방 포기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라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근원적으로 갖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감하는 단어, 어머니. 그 어머니의 해녀 인생과 바다가 마침내 인류가 보전해야 할 소중하고 귀한 유산으로 세계인이 가슴에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제주 해녀 문화는 자연에 관한 고유한 지식체계로써 배려와 협력의 공동체 문화와 해녀 어머니들이 혼과 정신이 바로 제주의 혼이며 정신이고 원동력이다"라며 "세계 사람들이 특이한 그런 삶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강명순 작가는 제주국제대학교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미국, 스위스, 프랑스 등 외국과 서울, 부산, 제주 등에서 개인전 28회를 가졌고, 단체전 국내 국제초대전 380회 등의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제40회 일본 국제 공모 신원전 대상(동경도 미술관), 일본 마스터즈 대 동경전 국제대상(동경 긴좌 화랑),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우수상(서울 시립미술관), 한국 여성 미술 공모전 금상(세빙 아트홀), 제34회 국제 공모 신원전 금상(동경도 미술관), 2016년 대한민국예술인상, 미술공모전 입선 4회, 특선 3회, 장려 2회, 은상 2회 등을 수상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제주의 숨결-물들이다'이라는 주제로 한지 위에 제주 자연을 선보였던 강 작가는 현재 연 갤러리를 운영하며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호랑이는 하룻밤에 천 리를 가지만 멸치 떼는 하룻밤에 만 리를 간다는 뜻의 "호천리 어만리"라는 말처럼 물고기가 하루 만 리를 떠돌 만큼 거친 그 바다에 해녀라는 이유로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자맥질이 역사는 시작되었다. 해녀는 산소마스크 없이 10미터 아래로 잠수해 해산물을 채집하는 여자이다. 해녀 물질을 처음 시작한 새 아기들에겐 바닷속은 말 그대로 별천지였을 것이다.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소라며, 전복, 성개들이 돌 틈 사이에 숨어있다.

60년대만 해도 제주에는 2만 명의 해녀가 살았고, 제주에 온 바다는 매일 같이 자맥질 소리와 함께 숨비 소리가 가득했다. 그런 해녀의 삶은 자연스럽게 제주의 역사와 문화가 되었다. 단지 물 적삼에 물 소중이(바지) 하나만을 걸치고 가족을 위해 몸을 내 맡기듯 바다를 향해 나아갔던 해녀들, 외딴섬 제주에서 여자로 태어난다는 것은 해녀로 태어난다는 의미였다. 소녀들은 어머니들이 그래 듯, 태어나면서부터 물질을 배웠고 물질을 통해서 어머니 세계를 이해했다. 그리고 그 전통은 단지 옷 하나만 달라진 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이야기를 강명순은 그림으로 표현하여 제주 여성의 강인함과 협동성, 그리고 가족애를 그리고 있다.

강명순 작가는 창작에 들어서서 현세대와 미래세대 간 소통을 고민을 거듭하며 50여 년 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해녀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바다에 색을 입히고 달빛아래 묵묵히 물질하는 해녀를 표현한 유화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자신의 가진 것을 주고 또 주는 제주바다, 오늘도 그 바다에는 자연 앞에는 강인하고 바다에 순리에는 순응할 수 있는 제주 해녀들이 삶이 있다. 그 모습을 그림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강명순 작가의 새로운 시도를 관객들은 주목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