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귀포시 ‘뒷병디’ 천지동(天地洞)의 부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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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서귀포시 ‘뒷병디’ 천지동(天地洞)의 부활을 꿈꾼다!
  • 허종헌 서귀포시 천지동장
  • 승인 2021.03.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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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천지동장 허종헌
서귀포시 천지동장 허종헌

“나란히 떨어진 정방폭포 거센 물 헤치며 같이 가네”, “천지연 저 넘어 삼매봉도 나란히 정답게 솟아 있네” 필자의 초등학교 교가의 한 구절이다.

서귀포 시내 학교 교가에는 정방폭포와 천지연폭포 그리고 삼매봉과 주변 섬들이 많이 등장한다.

천지동은 외돌개, 삼매봉 등 자연풍광이 많은 서귀포시의 서부 관문 지역으로 상가지역과 주거지역, 남성마을의 농업지역이 함께 있는 곳이다.

시제 실시 이전 남제주군 당시, 서귀읍 서귀2리와 서홍2리로 불려오던 2개 마을이 1981년 서귀포시 승격과 동시에 법정동인 서귀동, 서홍동으로 변경되었으며, 이 두 개의 법정동을 합쳐 오늘의 천지동이 되었다.

필자는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골목마다 추억이 생생하다. 옛날에는 ‘뒷병디’라고도 했던 곳이다.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구슬치기, 딱지치기하며 날이 저무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어머니께 야단을 많이 맞기도 했다.

골목길을 경계로 편을 나눠서 연탄 싸움을 할 정도로 아이들도 많았다. 서귀포 시내에서는 인구가 제일 많은 동네였다.

30여년 만에 찾은 동네는 이방인이 되어 찾아온 나에게 어색한 골목길이 되고 토박이들은 많이 떠나고 동네 형님, 삼촌들은 이제 몇 안 보인다.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은 호텔과 아파트로 자리를 메우고 옛날 그립던 모습은 이제 찾을 길이 없다.

그나마 여름철이면 수영하러 달려갔던 ‘도고리소’와 ‘고냉이소’, 어머니들의 빨래터였던 ‘선반내’, 아버지들의 목욕탕 ‘얼음탕’은 옛 모습을 지켜주고 있어 위안이 된다.

이제 도시화로 고향의 추억에 갇혀 있는 천지동을 사람이 다시 찾아오는 곳으로 부활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추억을 문화”로 만들고 “자연은 그대로” 함께 할 수 있는 옛 ‘뒷병디’ 천지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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