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는 많은 것을 내려 놓고 살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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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는 많은 것을 내려 놓고 살아지게 된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6.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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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를 사랑하는 '낚시인-엥글러(angler)'박현철씨
루어낚시를 함께 즐기는 동호회인들과 모습.
루어낚시를 함께 즐기는 동호회인들과 모습.

2017년 기준으로 레저로서 낚시가 등산을 제치고 '국민 취미'1위에 등극했다. 최근 낚시가 레저스포츠로서 각광 받으며, 낚시를 다룬 예능프로그램이 2030세대들에게 인기를 얻자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피쉬웨어'영역 확장과 홍보에 한창이다. 낚시 동호회에서는 '낚시꾼-피셔맨(fisherman)'이 아니라 '낚시인-엥글러(angler)'라고 칭하며 이미지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루어낚시는 지렁이나 벌레, 떡밥 등 생미끼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나 메탈로 만든 인조미끼 루어(lure)를 써서 물고기를 낚는다. 여성이나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생미끼에 대한 불편함이나 거부감이 없어 남녀노소가 즐기기에도 간편하고 깔끔하다.

특히, 바다루어낚시는 대상어도 잉어나 붕어가 아닌 육식성 물고기를 낚기 때문에 일명 낚시에서 맛볼 수 있는 '손맛'이라 칭하는 짜릿함도 비교할 수 없이 다이나믹하다. 또한, 인조미끼로 살아있는 미끼인양 액션을 취해서 물고기를 낚아야 하기 때문에 현란한 손기술도 필요하다. 바다루어낚시는 물때나, 계절별 대상어종에 따른 포인트 선정과 미끼 선택 등 낚시를 하고자 하는 현지의 정보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한번 던져놓고 입질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낚시가 아니라 포인트를 찾아 갯벌을 헤매기도 한다. 파도와 너울, 갯바위 등 환경뿐 아니라 움직임도 크다. 예전에 우리가 알던 낚시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 밤새 낚싯대를 바라보고 계셨던 아버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루어낚시를 하기 위해 바다를 찾은 박현철씨.

4년 전 제주에 이주해 바다루어낚시를 주 전공으로 낚시와 바다를 즐기는 박현철씨를 만났다. 박현철씨는 제주 바다 환경을 잘 모르는 엥글러들에게 바다 물때와 이에 따른 포인트, 어종, 루어 선택 등 바다루어낚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이드로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그는 보트낚시가 아니라 갯바위 낚시를 즐긴다. 배낚시는 선장이 어군탐색기로 포인트를 알고 있어 허탕 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러나, 근접성이 좋지만, 갯바위 낚시는 제주의 동서남북마다 다른 바다 환경과 한정된 포인트, 먼 바다에서 물고기들이 먹이를 찾으러 갯바위에 가까워지는 시즌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가야 허탕 치지 않고 그날의 손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정보력만 있다면 1년 내내 낚시를 할 수 있는 제주 바다는 근접성이 좋은 갯바위 바다낚시가 제격이라고 한다.

6월의 제주 바다는 무늬오징어, 한치 낚시가 시작되고 7월에는 부시리, 방어 시즌이라고 한다. 특히, 무늬오징어는 제주, 남해에서만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낚시인들에게 낚시의 제 맛은 '잡는 맛, 보는 맛, 먹는 맛' 3대 맛이라고 전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용기…

박현철씨는 어느 날 '돈을 벌어서 나 자신을 위해 돈을 썼던 적이 있던가', '나 자신을 위해 투자했던 시간이 있었나'라는 생각에 골똘한 적이 있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에서 목재유통사업을 했던 현철씨는 예전에는 늘 돈 계산을 하며 살았다면, 지금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계산을 더 많이 하며 살고 있다. 다이어트, 금연, 금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성공한다는 현철씨. 완벽하고 까칠한 성격이었던 그는 지금은 많이 웃는 사람이 되었다. 직장과 육아, 사업에 찌들어 더 많이 벌고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치열하고 날카롭게 살았던 그는 제주에서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살아지게 된다고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담배를 물고 커피 한잔과 불빛을 가로지르는 도시… 화려한 네온사인과 강남거리에서 나는 도시 냄새가 그가 갖는 고향에 대한 향수이다. 그는 가끔은 그 도시 냄새가 그립다. 그러나, 도시에서 사는 삶이 그립지는 않다고 말하는 현철씨는 웃고 떠들며 장난치는 자신의 본성을 찾아가는 지금의 제주라이프는 살아가며 만나게 될 어려움, 난관을 이겨나갈 수 있는 길잡이를 찾아가는 용기를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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