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태계의 기초공간 조간대… 인간과 공존을 위해 복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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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계의 기초공간 조간대… 인간과 공존을 위해 복원 필요
  • 제주관광신문
  • 승인 2019.10.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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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두봉이 보이는 용담해안도로 조간대 사진.
도두봉이 보이는 용담해안도로 조간대 사진.

문명은 개발했다가 복원을 하는 과정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다. 문명은 자연을 이용한다. 인간은 문명을 만들어 낸다. 지금까지는 문명을 만들려고 인간은 자연이 갖는 수용력을 넘어서 과도하게 이용하여 왔다. 인간이 갖는 탐욕은 자연과의 균형을 잃게 했다. 이를 자연의 보전과 이용의 합리성을 찾는 균형이 바로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게 하는 시대이다. 또한 문명도 사용 가능 횟수가 있다. 따라서 훼손되거나 쇠퇴하거나 가치가 소멸한 경우에는 복원과 재생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즉 현시점에서 복원과 재생이 요구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복원의 뜻은 원상을 복구한다. 사전적 의미는 사물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림의 뜻이다. 자연에 가해진 훼손을 원상태로 돌려놓는다는 의미로 정의하고 싶다. 반면에 재생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쇠퇴할 때 새롭게 만든다는 의미다. 재생의 사전적 의미는 낡거나 버리게 된 물건을 가공하여 다시 쓸 수 있게 만든다는 뜻이다. 재생은 인공적으로 만든 시설, 공간 등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의미다. 예컨대 도시재생·항만재개발과도 같다.

따라서 제주도에서 자연을 원상태로 복원한 사례는 산지천이 처음이다. 이는 획기적인 발상이다. 또한 인간이 자연에 대해 반성을 하게 한 솔직함이다. 자연에 대해서 무지하거나 시대적 배경 때문에 가해진 압제가 제주 연안에 가해진 편의를 빙자한 횡포는 다름 아닌 조간대를 침범해서 시설한 해안도로이다.

바다에서 조간대는 해안선에서, 만조선과 간조선 사이의 공간이다. 수산생물의 서식처이고, 해양 생태계의 기초 공간이다. 인간으로 말하면 허파와도 같다. 이곳을 절단하거나 도로를 개설하는 행위가 과연 인간이라면 허파를 절단하고 갈라놓는 행위라면 어떠할까. 당연히 사람은 죽어갈 것이고, 바다도 죽어갈 것이다. 인간이 바다에 대한 무지몽매한 결과라고 해도 당연하다.

보무도 당당한 해안도로가 부당하게 조간대를 점령하고 있다. 또한 경관이 수려하고 잔디로 펼쳐진 바닷가를 훼손한 것은 인간이다. 역사에는 가정법이 없지만 억지로 가정을 해보면 해안선 또는 지적선에서 50m 간격을 두고 해안 도로를 개설했다면 그 공간은 친수공간으로서 가치는 물론 조간대를 보호하고, 바닷가 난 개발의 여지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조간대에 도로를 개설 할 생각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공유수면이 공짜라는 이유에서다. 즉 공유수면이라서 수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 그 대가는 바다를 병들게 하는 고비용을 치를 것이다. 아마도 상상할 수 없는 재앙으로 다가올 조짐이 보인다. 해수면이 점점 상승하고 있는 제주 연안은 해일, 태풍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제는 인간이 자연을 무시했던 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바다와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 조간대를 복원하는 엉뚱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원희룡 도정의 목표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복원이 가능한 조간대에 생태계를 찾아 주는 배려가 당연하다. 어떤 환경단체들은 온갖 개발 과정에 반대하거나 참견을 하지만 해안도로가 들어서는 곳이 조간대라는 사실에 무관심했다.

필자가 해양수산국장 재직 때 원희룡 도지사에게 훼손된 연안을 복원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다. 일부 조간대에서 해안 도로를 철거하자는 건의를 한 적이 있다. 연안의 조간대 복원사업을 하는 것은 도정 목표에도 걸맞기 때문이다. 이 또한 지역의 건설경기도 부양할 겸 제주경제 침체기에 안성맞춤이다.

지역 발전과 도로는 불가분의 비례관계가 있다. 연안에 환경적, 경제적, 인문적인 측면에서 도로 개설할 경우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엄격한 제어기준을 만들지 않고는 난 개발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재산권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더욱 부채질한다. 이러한 결과는 제주 연안을 따라 스프롤 현상이 일어나고, 양식장이 들어서게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부인할 수 없다.

요즘 제주 바다가 이상한 징후가 보인다. 더 이상 방치하다가 회복 불능의 단계로 갈지도 모른다. 이러한 제주 바다를 복원하고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는 파괴적 창조를 할 때이다. 일부 조간대를 복원하고, 생태계를 회복시켜 나가는 전략을 마련하자. 일부 해안도로를 철거해 단절된 바다를 연결하고 바닷물을 소통케 하자. 연안에 생명을 불어 넣자! 도전을 할 때 지금이 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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