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고를 치르고 태어난 '해녀박물관' 해녀 문화의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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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를 치르고 태어난 '해녀박물관' 해녀 문화의 버팀목
  • 제주관광신문
  • 승인 2019.11.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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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박물관 야간 전경 사진.
제주해녀박물관 야간 전경 사진.

불교 경전 보왕 삼매경에 이런 말이 있다.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어떤 일이든 탄탄대로는 없다. 한마디로 산 너머 산이란 말이 실감케 하는 게 공직인지도 모른다. 어촌민속전시관이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무리 공사에 전력을 쏟고 있었는데 도비 예산 배정에 문제가 생겼다. 도 예산담당 부서에 예산 배정 요구해도 도비 부담액 15억을 배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제주도 정치권은 요동을 쳤다. 제주도지사 보궐선거에 돌입했다.

신철주 군수의 유작인데 완벽하게 마무리를 하는 것이 필자의 몫이었다. 친한 선배 공무원이 제주도로 전입하라고 권유를 해도 정중히 사양했다. 어촌민속전시관 공사 중간에 도망가는 느낌이 들고, 신철주 군수와의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김태환 시장이 제주도지사에 당선된다. 또다시 도비 예산 15억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동원했다. 지역 출신 안동우 도의원,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사업회 김전근 위원장, 강대원 님 등이 김태환 지사에게 요청을 했다. 하루는 김태환 지사께서 직접 전화가 왔다. 도비 예산 얼마 필요하냐고 확인까지 한 적도 있다. 결국 김태환 지사께서 도비 예산을 배정해 준 덕분에 제주어촌민속관사업은 마무리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행정자치부에 근무하고 있던 김녕리 출신 한승섭 부이사관이 특별교부세 8억을 배정해줘 어린이 해녀 박물관도 증축하게 됐다. 고향을 위해서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렇게 어렵사리 준공을 눈앞에 두고 어촌민속전시관 명칭을 전국적으로 공모했다. 그 결과 해녀박물관이란 명칭을 결정했다. 명칭을 결정하고 해녀박물관 관리사무소 직제를 신청해야 하는데 또 이견이다. 북제주군 조직관리 부서에서는 6 급소장으로 하자는 의견이고, 필자는 사무관 소장으로 하자는 주장이 충돌한다. 우여곡절 끝에 사무관 소장으로 행정자치부에 직제승인을 돌문화공원과 함께 신청했다. 특히 직제는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이기에 신청했다고 무조건 승인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 신청 논리가 타당해야 하고, 옆에서 조력도 필요한 게 현실이다.

때마침 행정자치부 김진영과장이 출장차 제주에 왔다. 필자하고는 막역한 사이다. 솔직히 직제 관련 부탁을 했다. 그런데 담당과장이 친구라고 하면서 그 자리에서 전화한다. 제주에 출장 왔는데 해녀가 제주에서 산업 경제적이나 역사성을 볼 때 해녀박물관은 중요한 제주 상징적인 부서다고 설명하면서 거들어 주었다. 너무나 아주 고마운 일이다. 현재는 방재관리센터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드디어 해녀박물관 직제가 승인이 났다. 사무관 소장과 6급 관리 담당하고 6급 상당 해녀 연구 담당으로 하는 박물관 겸 해녀 연구를 담당하도록 만들었다. 그 후에 아쉽게도 연구 담당 직제는 없애버렸다. 어처구니없는 단견이다.

필자는 준공에 즈음해서 돌 하나도 아까워서 직원들과 방사탑을 쌓아 놓았다. 해녀박물관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해녀박물관은 바다 위에 바라보는 오름을 상징했고, 그 옆 화장실은 방사탑을 연상케 해서 디자인했다. 필자가 해녀박물관에 몰입하게 하는 것은 물질노동에 지나지 않은 해녀 작업을 문화라는 옷을 입히려고 애를 쓰셨던 신철주 군수와의 약속 때문이다. 초대 해녀박물관관리사무소장을 겸직하다가 2006년 4월 말 준공 시점에 후배에게 물려주고 떠났다. 2006년 6월 9일 준공식은 주인공이었던 신철주 군수도 없었다. 또 옆에서 사업자 선정에서부터 마무리 도비 예산 까지 지원해 주고 산파역을 했던 김태환 지사도 당선인 시절이라 직접 격려사도 못 하고 참석만 했다. 필자도 옆에서 지켜볼  뿐이다.

이런 산고를 치르고 태어난 해녀박물관이 해녀 문화의 버팀목이 되어 명실상부하게 해녀 문화는 2016년 11월 30일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는 등 해녀 문화는 전 세계로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역사는 지혜로운 통찰과 용기가 있는 자만이 만들어 가는가 보다. 제주어멍 해녀들과 영원히 함께하실 것입니다. 신철주 군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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