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보호구역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섬 '차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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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보호구역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섬 '차귀도'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8.28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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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 노을이 아름답고 낚시터 명성으로 낚시꾼들이 모여 드는 곳
앞에 보이는 누운섬 뒤로 천연보호구역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섬 차귀도가 보인다.
앞에 보이는 누운섬 뒤로 천연보호구역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섬 차귀도가 보인다.

제주에서도 조금은 낯선 곳. 섬들만 모여 사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에는 원시 그 자체가 그대로 남아있는 비밀정원이 있다. 차귀섬을 중심으로 눈섬(누운섬), 지실이섬, 상여섬(화단섬), 생이섬(새섬), 썩은섬(형제섬)이 차귀도를 맏형처럼 중심을 잡고 서로 의지하며 군도를 이루고 있다. 제주도에는 많은 무인도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그 자태가 빼어난 차귀도는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서 있어 그 아름다움에 보는 사람들의 혼을 빼앗는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 때 장차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나올 것을 염려하여 송나라에서 고종달을 호종단으로 파견하였다. 그는 제주에 도착하고 명산의 모든 혈을 끊어 놓고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한라산 산신이 날씬한 매가 되어 날아와서 이들의 탄 배를 침몰시켰다고 해서 '차귀도'라고 불리게 되었다.  

차귀도 매의 모습.
차귀도 매의 모습.

본섬인 차귀도를 중심으로 6개의 섬이 하나의 군도를 이루며 해 질 무렵의 노을이 유명하다.

이곳은 고산이 자구내 포구와 거리상으로는 500m를 사이를 두고 흐르는 강한 해류를 따라 어족자원이 풍부하여 전국적인 낚시터 명성만큼이나 낚시꾼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차귀도는 무인도지만, 고산 자구내 포구에서 유람선으로 수시로 들어갈 수 있다.

자구내 포구에서 유람선 승선권을 끊고 승선하자 먼저 자리를 잡은 승객들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이분들도 차귀도에 처음 들어가는 듯 모두가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를 못한다. 자구내 포구를 돌고 차귀도를 향한 뱃길은 주변의 누운섬을 한 바퀴 돌고 지실이섬, 상여섬, 생이섬 형제섬 주변을 따라 이어진다. 차귀도 작은 선착장은 삽시간에 도착한다.

차귀도는 섬의 전체 모양은 동서로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다. 동쪽과 서쪽의 마주 보는 언덕을 따라 분지를 이루고 있다. 섬의 동서의 길이는 약 850m, 남북의 길이는 약 300m라고 한다. 면적은 105,145㎡이고 사면은 암반이다.

차귀도는 예로부터 대나무가 많아 대섬 또는 죽도로 불려왔으며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1970년대 말까지 7가구가 보리와 콩, 참외, 수박 등의 농사를 지으며 살았으나 지금은 무인도로 남아 옛사람들의 살았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선착장에서부터 계속 허리를 꾸부리며 바위틈을 지나 언덕길을 오르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면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게 될 때쯤에 뒤로 돌아보면 멋있는 풍광이 연출된다. 한경 용수리 해안에서부터 당산봉을 지나 수월봉에 이르는 해안 절경은 제주도의 또 다른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난다.  

장군바위 모습.
장군바위 모습.

차귀도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집터와 연자방아, 빗물 저장시설 등이 우리를 기다린다. 지붕은 날아 가버렸지만, 제주의 돌담으로 쌓은 벽체는 비바람에도 끄떡 않고 오랜 세월을 버티며 우리에게 지난날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하다. 사람이 살다가 떠나버린 그 자리에는 대부분이 띠나 억새가 차지하여 초지대를 이루고 있고, 중간마다에 소나무 조림지도 눈에 띈다. 차귀도에는 사람들이 떠난 후에는 바다직바구리와 흑조 등이 터를 잡고, 철 따라 도요류와 오리류 등이 찾아온다고 한다.

뱃길을 인도해주는 차귀도 등대 모습.
뱃길을 인도해주는 차귀도 등대 모습.

서쪽 봉우리에는 차귀도 등대가 밤에 뱃길을 인도한다. 이는 고산리 주민들이 손수 만든 문인 등대로 볼레기 동산 위에 있다. 볼레기 동산은 주민들이 등대를 만들 때 돌과 자재를 직접 들고 언덕을 올라올 때 제주말로 숨을 '볼락볼락' 가쁘게 쉬었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차귀도 등대는 1957년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자동으로 어둠을 감지하고 불을 밝히고 있다.

차귀도는 2개의 응회구와 여러 개의 분화구로 이루어져 있다. 용회구가 먼저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 그 내부에 분석구가 형성되었다. 이후 서쪽에서 또 다른 응회구와 분석구가 만들어지고 용암이 분출되었다고 한다. 최초의 차귀도는 지금보다는 훨씬 컸지만, 해수면 상승과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점차 작아졌다.

차귀도는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제일 먼저 받는 지역으로 풍부한 해양자원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기록 종과 신종 생물이 새롭게 발견되는 곳이기에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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