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목관아 벼슬아치 지방관들이 자주 찾았던 '용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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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관아 벼슬아치 지방관들이 자주 찾았던 '용연'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10.30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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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영주십경'중의 하나인 용연위를 걷고 있는 모습.
관광객들이 '영주십경'중의 하나인 용연위를 걷고 있는 모습.

용연은 용연야범이라고 할 정도로 '영주십경'중의 하나이다. 용연은 한라산 백록담에서 발원한 제주에서 가장 큰 하천인 한천 하류에 있다. 옛날 벼슬아치들이 제주에 부임했을 때 덤으로 얻는 것이 바로 그곳의 이름난 경치를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는 예나 지금이나 본토와는 모든 것이 달라 이색적일 수밖에 없어 색다른 멋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용연은 제주 관아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기에 지방관으로 온 벼슬아치들은 용연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용연과 용두암의 전설

용이 승천하지 못하고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있는 용두암 모습.
용이 승천하지 못하고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있는 용두암 모습.

"옛날 용궁에 살던 이무기 한 마리가 하늘로 승천하고 싶었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러던 중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가지면 승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용은 한라산으로 들어가 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나와 용연 계곡을 통해 무사히 몸을 숨겨 빠져나왔다. 그리고 용연이 끝나는 바닷가에서 승천하려는 순간 산신령께 들키고 말았다. 대노한 한라산 산신령은 화살을 쏘아 용을 바다에 떨어드렸다. 용은 승천하지 못한 한과 고통으로 몸을 뒤틀리며 울부짖다가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위로 변해버렸다"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용두암과 인연이 된 용연은 용이 살았던 연못으로 그 영험함 때문에 예전부터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며 도민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했다.

빼어난 아름다움이 숨어있는 곳

제주에 왔던 벼슬아치들이 뱃놀이를 했던 한천 하류의 용연은 지금도 멋진 경치를 뽐내고 있다. 한천(漢川)에서 한은 크다(大)는 뜻의 글자로, 제주도에서 가장 큰 하천이다. 한천 하류에 형성된 마을을 '한독이'라고 했는데, 한천을 기준으로 동한두기와 서한두기로 나눈다.

'용연'의 계곡물은 한라산 백록담에서 발원하여 굽이굽이 산등성이를 거치며 바닷가로 흐른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다. 나무로 연결되어 있는 용연 다리에서는 정자와 어우러져 있는 계곡은 절경이다.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데, 용연에 사는 용이 이곳만큼은 비를 내리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제주도 하천 대부분이 그렇듯이 한천 역시 겉으로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다. 그러나 한천 하류인 바다 가까이에서 솟아나 소를 이룬 게 용연이다. 그래서일까? 용연의 용천수는 용연의 연못이 유지될 만큼 물이 많이 솟아나 용천수를 여과 과정을 거쳐 제주시 일대의 식수원으로 공급하고 있다.

용연 양쪽은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절벽이고 그 위에 상록수까지 우거져 독특한 경치를 이루며 이국적인 맛을 더하는 곳이다.

용연야범을 즐길 수 있는 곳

용연은 달리 '용추'라고도 하고 '취병담'이라고도 한다. 이곳에 용이 산다는 전설 때문에 붙은 이름이고, 취병담은 맑고 푸른 비취색 물과 병풍을 두른 듯한 바위 절벽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오색 물결 빛이 아름답고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룬 절벽과 물속의 바위들이 모습이 수려하여 선인들이 풍류를 즐긴 장소로 유명하여 마애명이 절벽에 새겨져 있고 옛 선인들의 풍류를 재현한 용연야범축제가 매해 열리는 곳이다.

제주에 몇 안되는 천년 세월 가람인 해륜사 모습.
제주에 몇 안되는 천년 세월 가람인 해륜사 모습.

한두기는 가난한 어촌마을이라 바다를 터전 삼아 사는 해녀와 어부들은 가정과 바다 밭에서의 무사 안녕과 해산물의 풍어 등을 기원하기 위해 마음의 텃밭인 미륵도량 해륜사를 세웠다. 제주시 동한두기 절동산에 위치한 해륜사는 제주에 몇 안 되는 천년 가까운 세월을 오랜된 가람이다. '한데기 동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곳에 절의 창건 시기는 고려 시대로 추측되며, 18세기 중엽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이후로도 이곳은 민초들의 뱃길 나선 남편이 무사안녕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기도처로 명맥을 유지해오다가 1910년경 용화사로 재창건되어 오늘에 이르다가 다시 옛 이름 그대로 '해륜사'로 사명을 변경하여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용연 구름다리에서 남쪽으로 30m 떨어진 냇가에 'ᄀᆞ시락당'이 있다. 여기 모셔진 신들은 용해국대부인, 여리불도 등 4신위를 모시는 당이다. 이 신들은 이 마을 해녀·어선을 관장하는 생업수호신이면서 생산·물고·호적을 관장하는 이 마을의 본향신이기도 하다.
제주의 곳곳에 아름다움이 함께 하는 곳마다 언제나 북적이는 관광객이 넘치는 그 속에는 여행객들을 끌어들이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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