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밥주리 봅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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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밥주리 봅디강?
  • 김현국 서귀포시 도서관운영사무소장
  • 승인 2023.07.25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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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도서관운영사무소장 김현국
서귀포시 도서관운영사무소장 김현국

오늘날 세계에는 약 7,000여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영향으로 금세기 안에 70%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23개의 언어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10명 미만이 사용하는 언어도 많다. 모국어 사용자만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는 1위 중국어, 2위 스페인어, 3위 영어, 4위 힌디어 순이지만,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는 1위 영어, 2위 중국어, 3위 힌디어, 4위 스페인어다.

K팝과 한류의 열풍으로 한국어는 15위 정도다.

제주어는 유네스코의 소멸 위기 언어 5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등재됐다.

제주어를 사용하는 원어민 인구를 5,000~10,000명으로 보고 있으며, 도민 인구 100명당 1명정도 사용한다고도 추정해 볼 수 있는데, 그마저도 제주어 사전에 등록된 단어의 1%도 사용하지 않는다.

제주어는 30대 이하 연령층에서 반말 어미와 일부 특정 어휘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멸한 상태로 사실상 표준 한국어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제주시 도심권과  외래인 유입이 많은 지역에서 제주어 소멸 현상이 두드러지며 서비스 업종에서는 제주어가 거의 사라졌고, 산북보다는 산남에서 그나마 사투리가 좀 더 사용되는 편이다.

코로나가 종료되고 나서부터 월례 직원조회 마지막 행사로 제주도의 노래를 제주어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어색함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이만큼이나 의미가 있는 사업도 보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제주어로 노래를 부를까?

쓰지 않으면 녹슬어 사라지는 게 언어다.

문명의 발달은 앞으로도 언어의 말살을 가속화할 것이고, 기후 위기는 섬을 바닷속으로 가라앉혀 섬 주민들을 육지로 이동시켜 많은 언어가 사라질 것이다.

밥주리 재열 본디 오래 됬수다(잠자리 매미 본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어디 가서 볼 수도 쓸수도 없는 우리 제주어. 이번 여름 도서관 제주어 코너에서 제주어 산책 어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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