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있는 제주의 문화콘텐츠를 함께 기획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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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있는 제주의 문화콘텐츠를 함께 기획하며 살고 싶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4.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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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리 해녀합창단 지휘자이자 작곡가 '방승철'과의 만남
하도리 해녀합창단 단원들과 지휘자 방승철 기념촬영.

올해 초 하도리 해녀합창단이 정규앨범 1집 '나는 해녀이다'를 제작·발매했다. 해녀합창단은 지난해 4월 특별공연과 11월 정기연주회에 이어 오는 5월에는 국회에서 열리는 '동심한마당' 행사에서도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해녀합창단을 함께 꾸려 나가고 있는 지휘자 방승철 씨를 만났다. 그는 가인, 핑클, 카라, SS501, 럼블피쉬, 여행스케치 등의 노래를 만든 대중음악 작곡가이기도 하다.
'나는 해녀이다' 앨범에는 '나는 해녀이다'를 비롯해 '해녀를 사랑한 돌쇠', '곰새기야(돌고래야)', '백두까지' 등 7곡이 수록되었고, 지휘자 방승철 씨가 해녀 단원들과 생활하면서 만든 노래들이다.

기타를 치며 밴드활동을 하는 방승철 씨.

방 씨는 현재 해녀합창단의 활동을 누군가가 기록하지 않는다면 그냥 사라져 버릴 것이 안타까워 연습일지처럼 매일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이러한 기록들과 단원들의 생활 이야기를 담아 작곡을 했다. 그와 해년 단원들이 처음부터 마음을 터놓고 가정사를 얘기하거나 고된 물질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가 지휘자로 있은 지 3년이 지나서야 어머니 단원들이 채취한 소라를 가져다 주셨다고 한다. 해녀들의 물질 작업이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는 말처럼 고되기에 채취물을 나눠준다는 것은 마음을 열었다는 의미라고 한다.
방 씨는 60대 해녀 단원들이 물질을 하며 일주일에 2번씩 저녁에 노래 연습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곡을 배우는 데는 그만큼 시간이 필요해, 3년마다 앨범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이 없으면 텐션이 떨어져 계속성이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합창단원은 2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결원이 생기는 때에는 특별한 오디션을 보지는 않고 단원들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충원한다. 그는 해녀합창단이 노래를 잘하기보다 단원 들 간 단합과 해녀로서 살면서 생긴 목소리의 떨림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작곡가 방승철씨.

작곡가 방승철 씨는 서울에서 서귀포 가시리까지 레슨을 다니던 때가 계기가 되어 2013년에 상가리로 이주했다. 작곡가이기도 하고 밴드 활동을 했던 그는 제주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해왔다.
하도리 해녀합창단 활동 외에도 2014 ~2016년에는 제주평화축제위원장을 지내기도 했고, 다양한 공연과 다큐멘터리 '이중섭의 눈'에서 이중섭 역을 맡기도 했다.
'이기자'에게 그의 가장 재미있는 '제주살이' 이력은 이주 초기에 '1일 1테이블 1마리 닭'만을 파는 '청춘닭개장'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그는 점심 손님 한 테이블을 받아서 음식을 내고 같이 수다를 떨다 보면 영업종료시간인 4시가 훌쩍 넘기도 했고, 마당에서는 닭도 7마리를 키우며 매일 식당에서 쓸 달걀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제주살이' 초보에 걸 맞는 느리고 천천히 걷는 삶을 만끽했던 때였고 영화 같은 장면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최근 음악작업에 대해 묻자 그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악을 만들 때 작은 느낌이나 정서가 강력하고 큰 정서로 집약되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이 제주에서는 다소 전투력이 상실되고 느리지만, 그 질량감은 훨씬 크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또한, 노령의 해녀 단원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의 영향이기도 하고, 자신도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인지 고령화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노년의 문화에 대한 고민이 커진다고 한다.
방승철 씨는 '세계자연유산 제주이기 때문이 아니라, 해외에 다녀본 사람들은 제주가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안다'며, 최고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그 이상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매력 있는 문화콘텐츠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 나가는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정민 기자 / newgod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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