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첩칠봉의 북두칠성 기운이 넘치는 원당봉을 품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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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첩칠봉의 북두칠성 기운이 넘치는 원당봉을 품은 마을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09.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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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해수욕장 철분이 함유된 '검은모래'로 유명
3개의 능선에 7개의 봉우리를 가진 삼첩칠봉의 북두칠성이 기운이 넘치는 원당봉 모습.
3개의 능선에 7개의 봉우리를 가진 삼첩칠봉의 북두칠성이 기운이 넘치는 원당봉 모습.

  연꽃처럼 피어오른 오름, 원당봉. 고려 시대 때 산 중턱에 원나라의 원당(신을 모시고 굿을 하며 제사를 모시는 곳)이 있어서 '원당봉'이 유래되었다. 원당봉은 태자를 출산하기 위한 기황후의 애절한 전설 때문에 영험함이 더한다. 고려 충렬왕 때 원나라 기황후가 태자가 없어 북두칠성의 명맥이 비친 삼첩 칠봉에 탑을 세워 불공을 드려야 한다는 한 승려의 비방을 받았다. 황후는 3개의 능선에 7개의 봉우리를 가진 삼첩 칠봉의 북두칠성이 기운이 넘치는 원당봉을 찾아냈다. 그리고 기황후는 주봉에 오층석탑을 건립하고 불공을 드린 후 태자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삼양동에는 숨어있는 비경이 많다.

  삼양 해수욕장을 통과하는 해안도로로 들어서면 고즈넉하고 조용한 해변이 원당봉까지 이어진다.

검은 모래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 모습.
검은 모래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 모습.

  1963년 7월에 개장한 삼양해수욕장은 철분이 함유된 검은 모래로 유명하며 '삼양 검은 모래 해변'이라고 한다. 한여름에는 해수욕과 검은 모래찜질을 하려는 사람들로 이룬다. 이뿐만 아니라 매년 7월 초가 되면 '검은 모래 축제'가 열리는데, 윈드서핑 체험행사와 모래찜질 체험, 각종 공연 등 푸른 삼양 앞바다에는 모래 해변을 따라 바다를 만끽할 방법은 다양하다.

  삼양동은 제주문화의 발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주 삼양동 유적이 말해준다. 제주 삼양동 선사유적지는 삼양동 일대에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진행되던 당시에 발견된 선사시대의 유적으로 기원전 150년에서 기원후 50년에 이르는 청동기시대 선사 집단 주거지라고 볼 수 있다. 한반도의 대표적인 청동기시대 후기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적임과 동시에 제주지역 송국리 형 주거문화 수용단계의 취락 흐름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유적임이 인정되어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삼양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자동차로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2분 거리에 있는 제주 삼양동 유적지를 찾아 제주가 차지하는 한반도에서의 위치를 알 수가 있고 원당봉에 있는 불탑사 오층석탑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원당봉 분화구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문강사.
원당봉 분화구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문강사.

  삼양해수욕장을 걸쳐 해안마을 지나 원당봉 입구에 들어서자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세워있는 돌과 나무로 만든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원당봉을 지나는 올레길로 들어서니 늘 새롭기만 하다. 절로 가는 길 양옆으로 오백나한처럼 푸른 가지를 힘차게 뻗고 서 있는 소나무가 유난히 많다. 소나무와 주변 풍경을 보면서 걷다 보면 마치 그림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신비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세 개의 절 중에 문강사로 향한다. 원당봉 분화구가 가까워지자 안갯속에서 새집처럼 도란도란 모여 있는 전각들에 모습이 드러낸다.

  신선한 도량에 새소리가 아름답다. 산중에 미물도 제 살림을 꾸미느라 분주하고, 절 마당에 그려지는 수행자의 빗질에 흔적은 켜켜이 먼지를 털어낸 듯 정갈하다. 마음의 번뇌도 마당에 빗질처럼 털어 내며 생활 자체가 수행이며 수행 자체가 생활임을 실천하고 있는 천태종 문강사가 원당봉 분화구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문강사는 정상의 오목한 분화구에 위치하여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모습이 찾는 이들에게 편안함과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색단청이 곱게 물들인 문강사 처마 밑에 200평 남짓 되는 큰 연못은 절집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있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여느 오름에는 무덤이 많아 공동묘지를 이루고 있지만, 이 오름 제일 높은 봉우리를 형성하는 곳까지 무덤이 안 보인다. 흔히들 절터를 선택할 때 풍수적으로 비보의 개념이 강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풍수에서 비보란 지역적으로 좋지 않은 장소에 특정 건물이나 돌, 나무 등을 이용하거나 절을 세운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또한, 국가의 최고의 대사를 기원할 때나, 적멸보궁 등 부처님의 진신사리 등의 중요한 양택의 입장에서 모셔야 하는 논리에 의해 최고 명당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경우를 보면 원당봉은 이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가 있어 명당인 것 같다. 원당봉 둘레를 돌아보면 볼수록 묘는 찾아볼 수 없고 편안함과 안락한 느낌만이 있을 뿐이다. 삼첩 칠봉에 북두칠성 기운이 방문객에게도 전달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기황후의 정성이 태자를 잉태하듯 원당봉 칠성의 기운이 국가의 기원을 다 들어주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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