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빛깔과 가을 향기가 가득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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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빛깔과 가을 향기가 가득한 곳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11.11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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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그리고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그들과 속살일 수가 있다.
가을의 빛깔과 가을 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연인 가족들이 자연을 만끽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가을의 빛깔과 가을 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연인 가족들이 자연을 만끽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바람의 섬, 제주. 바람도 길을 따라다닌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바람은 서쪽 길로 가거나 동쪽 길로 간다. 제주의 가장 센 바람(태풍)이 가는 길이 열리는 기간은 음력 8월이다. 특히 한라산 동쪽으로 바람길이 열리는 순간, 홍수를 동반하여 주변 농경지를 바람과 빗물로 완전히 쓸어버릴 때가 많다. 이뿐 만 아니라 제주 동쪽의 토양은 화산 폭발로 생성된 지역이기에 흑색 화산회토 지역으로 토양마저 척박하다. 이런 거친 자연을 개척하며 목축을 위주로 생활해 오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서귀포시 표선 성읍리가 있다.

성읍리는 전형적인 중산간 마을이면서 약 500년 동안의 산남의 도읍지였다는 점이 접목됨으로써 유형·무형의 문화재를 오밀조밀 간직하고 있다. 현재는 농업과 관광인 1·3차 산업 위주로 형성되어 있는 마을이다. 척박한 땅이지만, 자연환경과 풍부한 관광자원을 이용한 관광지가 쏙쏙 들어서고 있다.

매년 하늘에 의지하여 농사를 짓기에는 미래가 없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척박한 자연을 이겨내고 새로운 방법으로 마을 발전을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이 '보롬왓(대표 이종인)'을 건설했다.

보롬왓은 바람과 넓은 밭의 제주어로 차용한 뜻으로 바람 많은 성읍리에서 거친 자연에 순응할 줄 알고 이용할 줄 아는 선인들의 지혜를 여기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테마공원으로 보인다. 

가을의 빛깔과 가을 향기가 가득한 곳 성읍리에는 '보롬왓'으로 인한 새로운 특별한 추억 만들 수가 있다.

실내 비닐하우스 안에는 국화꽃들이 활짝 피어있다.
실내 비닐하우스 안에는 국화꽃들이 활짝 피어있다.

한라산 중심으로 한정된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은 제주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청정자연이 숨 쉬는 서귀포시 표선 성읍리에는 새로운 명소 '보롬왓'에는 생물권 보전지역이 말해주듯이 맨드라미를 비롯한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흙냄새와 가을 향이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보롬왓에 입장하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단어, '미세먼지'가 완전히 제거되는 비닐하우스로 들어서니 낯익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외부 공기와는 완전 다르다. 쌀쌀한 가을 날씨로 움츠렸던 몸에는 갑자기 생기가 나고, 가슴 깊은 곳까지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가을꽃이라고 말하는 노란 국화가 뿜어내는 진한 향은 답답했던 마음이 탁 트이면서 편안함이 든다. 벤치에 앉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살며시 눈을 감고 긴 호흡과 짧은 호흡을 번갈아 가며 숨 쉼에 집중하다 보니 무거웠던 마음이 씻는 듯이 가벼워진다. 

성읍의 보롬왓은 최고의 사진 촬영 명소로 유명하다. 온 사방이 성불오름, 민오름, 비치미오름, 개오름, 돌리미오름, 영주산 등 제주 대표 오름으로 둘러싸여 있고 계절마다 오색찬란한 꽃으로 단장을 하니 여기서 사진을 찍었다 하면 화보가 된다.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둘만이 재미있는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다.

광장은 진한 라벤다 향이 어우러진 가운데 노란 맨드라미와 초록이 물결이 넘실거리는 이 아름다운 풍경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깡통 열차는 신기하기만 하다. 어른이 타기에는 작고 아이들 고객을 위한 전용 열차로 보인다.

제주의 역사가 숨 쉬는 성읍리에는 이국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요들송이 절로 나오게 하는 다양한 동물들이 방문객들을 반겨준다. 농장의 동물들과 먹거리 체험과 자연을 즐기기 위해 가족 단위 여행객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보롬왓 카페에서 본 전경사진.
보롬왓 카페에서 본 전경사진.

이곳저곳을 돌아보니 다리도 아프고 힘이 들어 잠시 쉬기 위해 보름왓 카페에 들렸다.

카페에서 감상하는 기분도 나름대로 운치가 넘친다. 진한 커피 향을 들여 마시며 저 멀리 보이는 오름을 병풍 삼아 펼쳐있는 오색이 연출하는 평원에 까마귀들이 날고 초록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이다.

한때는 이 일대가 도라지와 더덕이 주산지였다. 그 이후로 더덕 농사가 어려워지자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다시 새로운 명물인 보롬왓이 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힐링을 위해 산으로 들로 자연을 찾아다닌다. 그러나 사람이 만든 건물도 시간에 옷을 입으면 자연과 같아진다. 꽃과 나무, 그리고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서 있는 보롬왓에서 걷고 앉고를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편안해 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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