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근현대문화 유산 체계적인 조사ᆞ보호 방안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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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근현대문화 유산 체계적인 조사ᆞ보호 방안 시급
  • 양진영 기자
  • 승인 2019.05.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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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문화유산 후대에 물려줄 선조들의 소중한 자산
제주의 정체성·구도심권 활성화 위해 보호 나서야
구 제주대학교 용담캠퍼스 건물.
구 제주대학교 용담캠퍼스 건물.

제주시가 2014년 용담동 유적발굴을 마무리하면서 제주의 건축양식은 청동기 후기부터 시작돼 탐라 시대를 거쳐 근현대를 지나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국적 불명의 건축물들이 제주의 섬 곳곳을 차지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제주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건축물들은 언제부터인가 건축주의 경제적인 논리에 따라 허물어지거나 새롭게 지어짐으로써 제주의 아름다운 해안과 오름의 선과는 어울리지 않고 어색함 마저 있다.
그리고 개성이 없는 건축물로 인한 제주의 정체성도 따라 함몰되어 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제주 4·3과 한국전쟁을 지나며 제주도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건축했던 건축물들은 보존 가치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기에 협소하고 노후화됐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근현대 문화유산들이 소리소문 없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
제주시 용담2동 현 제주사대부고에 있었던 옛 제주대학 본관 건물은 1990년 대 중반에 허물어졌다.
당시에 제주뿐 아니라 전국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노후화로 인한 학생들의 안전성과 비좁은 공간으로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당국은 허물어버렸다.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했던 구 제주시청 건물 역시 2013년도에 허물어졌다. 옛 청사 건물을허물기로 방침이 정해지자 제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제주시에서 이를 매입,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곳은 건물뿐 아니라 장소 역시 탐라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현재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제주시청사와 함께 제주도와 제주시 역사의 중심공간이자 도시발전사를 엿볼 수 있는 중요성과 상징성을 간직한 곳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라져버렸다.
대다수 제주시민의 목소리는 행정 당국의 무관심 속에 묻혀 버리고 지금은 공영주차장으로 제주시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약간의 힘을 보태고 있을 뿐이다.

옛 제주시 청사 전경.
옛 제주시 청사 전경.

제주시 옛 청사가 허물어 진 것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문화의 거리 조성 심의위원회를 열고 '삼도2동 문화의 거리' 구간을 확장하면서부터다.
삼도2동 문화의 거리는 제주시 사업으로 추진됐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6억7000여 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야외전시장, 벽화, 조형물 설치, 아트숍, 교통개선 등의 기반시설을 구축했다. 문화마을 조성사업, 빈점포 입주작가 임차료 지원사업, 문화의 거리 운영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 사업이 추진될 때 옛 제주시 청사가 허물어졌고, 제주최초의 현대식 극장이 멸실되고 말았다.
구 제주시청사가 허물어질 때도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역사와 건축학계의 지적은 있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삼도2동 문화거리 활성화 차원에서 문화예술재단 육성기금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면서 제대로 된 공론화과정 없이 113억 기금 사용을 목적으로'재밋섬'(메가박스 제주점) 건물 매입 관련 논란만 더 키우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제주시 건입동 소재 제주중앙감리교회 제주 돌로 축조된 본당건물이 사라졌고, 일도동 영락교회 건물이 사라지는 등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역사와 활용값어치가 높은  도내에 소재하는 다수의 근현대  문화유산의 가치를 논하지도 못하고 사라져 가고 있다. 
제주의 정체성과 구도심권 활성화를 위해근현대문화 유산을 체계적인 조사와 보호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양진영 기자 / yjy518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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