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테마 길'…지역경제 파급효과ᆞ관리 상태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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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테마 길'…지역경제 파급효과ᆞ관리 상태 점검 필요
  • 한기완 기자
  • 승인 2019.05.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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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마을에 조성, 홍보ᆞ관리 제대로 안돼 의미 퇴색
용두암 뒤로 보이는 탑동 라마다 호텔 전경.
용두암 뒤로 보이는 탑동 라마다 호텔 전경.

기록상 용담동 지역에서 설촌 역사가 가장 오랜 곳은 '한두기'다. 용연을 기점으로 동쪽을 동한두기, 서쪽을 서한두기라 한다. 그 후 용이 사는 못이라 뜻을 가진 '용담'으로 이어졌다.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서명숙 씨의 기획으로 출발한 제주 올레가 걷기 좋은 길을 선정되면서부터 전국은 걷기 열풍에 불을 지폈다.
이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산과 마을 중심으로 둘레길과 산책길 등 테마길이 조성되어 가던 시절에 용담2동에도 용담바당질이 조성되었다.  
용담바당질은 제주국제공항이 위치한 제주의 관문지역으로 용두암과 용연, 해안도로 등 천혜의 관광자원뿐만 아니라 탐라국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여 각종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 등 발전 잠재력이 높은 곳이다. 이런 우수한 자원을 가지고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한대 어우러져 화합과 건강을 다지고자 2010년에 바당질이 조성되었고, 매년 10월이면 용담바당질 걷기 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용담바당질을 비롯하여 제주에는 읍면동마다 그 마을에 역사와 문화특성을 살려 만든 많은 테마 길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리 상태를 점검하여 지역주민의 소득증대 방안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고려하여 깊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보인다.

지난 19일 제주시 용담동 소재 용담바당질을 돌아봤다. 오전까지 오던 비가 멈춘 오후에는 용담 해안도로에는 올레를 걷는 올레꾼과 산책 나온 지역주민들이 많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용담바당질'을 아느냐고 물어봤지만,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특히, 용담바당질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올레를 걷는 관광객과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을 걷는 순례객, 그리고 걷기위해 이곳에 나온 지역주민들이 길을 가득 메운다.
그러나 용담바당질을 지나가는 올레를 걷는 올레꾼과 불교성지 순례객에게 길에 물어보면 올레꾼은 "올레다"하고, 불교성지 순례객은 "올레와 겹치는 제주불교성지순례 절로 가는길이다"라고 분명하게 말하지만, 용담바당질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고, 지역주민들도 아는 사람은 만날 수가 없었다.
용담바당질을 걷는 올레꾼과 불교성지순례객들은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걷고 있었다.
 대구에서 왔다는 불명이 '원각심'이라 밝힌 한 불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만이 불교성지순례길을 공식적으로 조성되어 대구 불자들 사이에는 불자라면 평생에 한번은 꼭 걸어야 하는 길로 소문이 나고 있다"며 "불교성지순례길에 올레와 마주치니 순례하는 환희심은 두 배다"라고 했다. 이어 그녀는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은 불교채널인 BTN 불교TV에서 매달 마다 특집방송이 방영돼 친숙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처럼 현재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은 제주불교계에서 전국적인 홍보가 잘 이루어져서 2012년 처음 개장된 이후로 많은 불자가 오고가는 중인데도 도내 마을 테마길은 활성화된 애월 한담길이나 오라올레 등의 몇 개의 길을 제외한 나머지 테마길은 지역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1년에 한번 이벤트성 행사 소재로만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처럼 용담바당질을 돌아보았듯이 효과적인 관리와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관광객과 시민 편의를 위해서는 전문가와 시민·공무원이 함께 들러보고 문제점과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필요한 시설 등을 설치하여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개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완 기자/hankiwan@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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