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전 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 제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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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전 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 제주 개최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7.03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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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의 국가적 야만 행위에 대한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할 때
가자,도청으로_545×408mm_1988년
가자,도청으로_545×408mm_1988년

오는 4일 제주시 일도1동 소재 아트스페이스 씨에서 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판화전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인 재난 사태로 원래는 5.18 40주년에 맞춰 5월에 전시할 예정이었지만, 정부 시책에 동참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가 오는 4일 토요일에 전시날짜를 옮겼다.

비극의 광주, 1980년 5월 18일은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은 제2의 유신독재를 꿈꾸며 저항하는 광주시민들을 향해 남녀노소 할 것이 무자비하게 거대한 총성과 함께 핏물로 세상을 물들었다. 광주 시민들의 독재를 거부하고 신군부를 향한 10일간의 울부짖음은 40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의 역사에, 국민들의 마음과 정신에 기억되고 있다.

제주 4·3에서부터 촉발된 국가권력이 국민을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은 80년 5·18까지 이어졌다. 이는 광복은 이뤘지만, 주체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외세에 의한 해방이었기에 겉은 민주 공화정이었지만 내면은 봉건주의 사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4·19 혁명은 박정희 군부 쿠데타로 80년대 서울의 봄은 5·18로 이어지며 과거 봉건적 잠재력은 끊임없이 윤회 되며 국민은 국가권력의 제물로서 민주주의 꽃이 피어나기까지는 많은 희생이 따랐다. 우리는 5·18과 6월 민주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은 이뤘지만, 아직도 태극기, 성조기, 일장기를 흔드는 의식체계가 남아있는 한 언제든지 국가주의 함정에 빠져 제2에 제주4·3, 광주5·18을 야기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 현대사의 중요한 국가적 야만행위에 대한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할 때이다.

이런 시대적 소명 아래 5·18이 주는 사상적인 맥락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것을 예술로 표현한 홍성담 화백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전을 제주에서 열리게 되었다.

횃불행진_430×253mm_1983년
횃불행진_430×253mm_1983년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 50점을 제주 아트페이스 씨에서 전시한다. 1980년 5월, 권력욕에 사로잡힌 신군부는 광주에 계엄군을 투입하여 잔혹한 학살을 자행했다. 작가 홍성담은 그들의 만행에 저항한 시민들의 밥상 공동체와 항쟁에 대한 기억과 자부심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엄혹한 시기인 80년대에 이 판화들을 제작했다. 작가는 문방구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고무판과 조각도로 판화를 제작했지만, 거기에 새긴 자신의 경험과 기억들이 한국 민주화운동의 밑돌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 판화들은 민중들이 자기성찰과 저항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하는 다리를 쌓는 돌과 같은 작품이 되었다.

이 전시에서는 5.18 기념재단이 제작한 영상 및 자료 사진과 현장 안내지도 자료뿐만 아니라 광주 5.18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현재 상황을 좀 더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참고 책자와 기사 등의 자료들도 공유하고 있다.

5.18의 발생 원인과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은 제주 4.3과 너무도 닮아있어 놀라게 된다. 제주 4.3과 광주 5.18은 모두 부당한 권력이 탄압과 학살에 저항한 도민과 시민들에게 이데올로기 혐의를 씌워 그 기억이 계속 억압과 왜곡을 당한 역사이다. 최근까지도 그 아린 기억을 이념으로 덕지덕지 분칠한 파렴치한 집회에서 부화뇌동한 언론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지식인 학자들이 시정잡배 같은 허튼 목소리를 천박하게 높이고 있다. 잔인무도한 국가폭력에 의한 이런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재발하지 않도록, 이 전시가 깨어있는 의식으로 늘 그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은 1980년대 중후반 시기의 광주 진상 규명운동 과정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국내외의 대학과 시위현장 및 미술관과 공연장 등에서 여러 차례 전시되었다. 독일, 영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프랑스, 그리스, 미국, 캐나다, 스리랑카, 동티모르, 타이완, 스페인, 필리핀, 일본 등에서 주최 측의 여러 행사와 더불어 전시가 이루어졌다. 그 중 전쟁과 백색테러 국가폭력으로 엄청난 학살을 겪었던 스리랑카, 일본 오키나와의 사키마 미술관, 타이베이 전시는 동아시아 현대사에서 발생했던 수많은 국가 폭력을 고발하는 자리가 되었다. 고통스러운 역사를 되새기는 "기억 투쟁의 프로파간다"로 이 전시들은 공통의 경험을 지닌 관람객들과 공감하고 격려하며 평화를 꿈꾸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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