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많아서 죽도라고도 불렀던 섬 '비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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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가 많아서 죽도라고도 불렀던 섬 '비양도'
  • 한기완 기자
  • 승인 2020.09.04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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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이라면 한 번쯤은 가고 싶은 아름다운 섬 속에 바다마을
비양도 선착장에서 본 마을 풍경.

바삐 사느라 일상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섬. 제주도 한림읍 앞바다에 떠 있는 비양도이다. 사철 푸른 바다가 넘실대고 경이로운 기암괴석과 화산탄이 여행자를 유혹하는 곳. 바람과 구름 따라 섬 둘레 길을 걷다 보면 홀연히 파도에 부서지는 포말이 흩어져 날라 오는 바다의 향이 가득한 곳이 비양도이다.

제주시 협재리 앞바다에 떠있는 비양도는 제주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꼭 한 번쯤은 가고 싶은 아름다운 작은 섬이다.

비양도는 천여 년 전 고려 목종 5년에 제주 바다 한가운데에서 산이 솟아 나왔다. 산꼭대기에는 4개의 구멍이 뚫리고 닷새 동안 붉은 물이 흘러나온 뒤 그 물이 엉기어 기와가 되었다는 '신중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이 남아있다. 이는 천 년 전까지도 비양도는 화산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양도는 기생화산으로 한림항에서 북서쪽으로 5km, 협재리에서 북쪽으로 3km 해상에 위치하고 있다. 이 섬에 예전부터 전해오는 전설이 있다. 옛날도 아주 먼 옛날에 섬이 바다 위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던 때가 있었다. 이 비양도는 원래는 중국 쪽에서 조류에 떠내려 한림 앞바다까지 와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때 임신한 해녀가 해초 캐다가 난데없는 큰 섬이 떠오는 것을 발견했다. 해녀는 이상히 여겨 이 섬에 올라가 잠시 쉬다가 그 자리에서 그냥 소변을 봐버렸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떠다니던 섬이 그 자리에 딱 멈추어 버리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비양도의 지형은 비양봉을 중심으로 타원형이며 서북에서 남서 방향의 아치형 능선을 중심으로 동북 사면이 남서사면보다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다. 섬 중앙에는 해발 114.7m인 비양봉과 2개의 분화구가 있다.

비양도 해녀 모습.

비양도에는 제주의 여느 섬과 마찬가지로 농사 짓을 땅이 모자라다 보니 대부분이 주민들은 바다에 의지해 살아왔다. 160여 명의 주민 중 비양도 남자들은 배를 타서 어업에 종사하고 여인 대부분은 어린 시절부터 물질을 배워 운명처럼 해녀가 되었다. 바다에 의지하며 사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비양도에는 작지만 아름답고 멋스러운 풍경이 가득하다.

비양도로 들어가려면 제주시 한림항에서 비양도로 오가는 도항선이 있다. 도항선은 예약은 받지 않고 먼저 오는 순서대로 매표한다.

비양도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섬에서 섬을 보는 순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림항에서 협재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에메랄드빛의 바다와 말이 마치 한라산 봉우리를 향해 달려가듯이 서 있는 오름 군락이 아름다운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난다. 제주도 화산 활동이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있는 유일한 섬으로 포구를 벗어나자마자 원시적인 자연 그대로 가 살아있음을 알 수가 있다.

비양봉을 바람막이로 의지해 서 있는 야트막한 슬레이트 지붕들과 비양 분교의 교정은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비양분교를 지나면 바닷물이 지하수로 흘러 들어가 다시 용출하여 호수가 된 펄랑못이 넓게 펼쳐진다. 지하로 바닷물이 드나들어 밀물 때는 해수가 밀려들고 썰물이 되면 다시 담수호가 되는 우리나라 유일한 염습지이다. 간만조 서쪽 능선에는 해송과 억새, 대나무 등 다양한 식물 251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과거 저지대에서는 경작지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야생식물로 지정된 황근, 해녀콩, 갯질경이, 갯하늘지기, 갯잔디가 군락하고 있으며 겨울철에는 청둥오리, 바다 갈매기 등의 철새가 서식한다.

비양도 해변 도로를 따라 천천히 돌며 바다를 바라보며 걷다 보면 비양도의 원시 자연의 향연에 취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마음은 편안해 온다.

비양도 화산활동이 기록에 남아있는 것을 증명이나 하듯 섬 주변이 화산과 관련된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그 바위마다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 분화구 2개가 있는 비양봉 기슭에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에는 '애기 업은 돌', '부아석과 베개용 암', '코기리바위' 등의 기암괴석들이 천연 지질박물관을 이루고 있다. 섬은 여름철이면 낚시꾼들의 갯바위를 차지하고 해녀들의 물질해서 금방 잡아 올린 전복·소라·해삼·오분자기 등이 종류가 다양하여 해산물의 보물창고이다. 

비양봉에서 바라 본 한라산 모습.
비양봉 정상에서 바라 본 한라산 모습.

비양봉 정상에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에메랄드빛에 반사되는 제주 본섬의 황홀한 장관과 신선한 해산물이 많아 사람들은 비양도로 몰려드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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